삼성전자·LG전자가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1, 2년 전 도입한 품목별 사업부 단위 독자경영체제가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지난 97년말 각 사업부에 제품개발에서부터 해외판매까지 전 분야를 총괄할 수 있는 권한을 주는 GPM(Global Product Management)을 도입한 데 이어 LG전자도 지난해 초 각 사업부(OBU)에 인사 및 예산권은 물론 해외영업·생산 등 대부분의 권한을 이양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한 이후 만성적인 적자에 허덕이던 사업부가 흑자로 돌아서고 있다.
특히 사업부 단위 독자경영체제가 갖추어진 양사 사업부의 경우 급변하는 국제환경에 신속히 대응해 나가는 등 탄력적이면서도 순발력을 갖춘 새로운 조직체제로 바뀌고 있다.
삼성전자는 GPM 도입과 함께 사업평가 기준을 매출에서 이익으로 전환, 이익을 남기지 않는 부서는 정리한다는 방침을 세워 운영한 결과 만년 적자사업부였던 가전사업부가 지난해 말을 기점으로 흑자로 전환, 올들어 매월 30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거뒀다.
삼성전자는 이같은 가시적인 성과에 따라 GPM제도 도입 사업부를 초기 9개에서 올해 18개로 늘렸다.
삼성 관계자는 『GPM 도입으로 급변하는 세계 경제환경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게 됐다』며 『사업본부장체제가 구축되면서 사업본부장들이 사업성과를 내기 위해 수익을 올리지 못하는 제품이나 사업을 과감히 정리하는 등 사업본부별로 자연스럽게 구조조정이 이루어질 수 있었다』고 밝혔다.
LG전자도 그동안 3개 본부, 7개 해외지역으로 나뉘어 있던 조직을 지난해 중국지주회사 1개를 제외한 해외 6개 지역을 3개 본부에 소속된 20여개 OBU와 통합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LG전자는 이같은 조직개편과 함께 제품별로 나눠진 OBU단위 사업부장에게 인사 및 제품에 대한 모든 권한을 이양, 신속한 의사결정과 대외환경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조직을 개선해 사업부 단위로 해외시장 개척을 하게 함으로써 올해 65억 달러의 수출실적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LG전자는 앞으로 사업본부체제를 더욱 강화해 나가기 위해 사업부별로 흩어져 있는 조직을 유기적으로 통합 관리할 수 있도록 생산·영업·회계 분야에 적용해 왔던 전사적자원관리(ERP)를 해외로까지 확대시켜 나갈 계획이다.
김병억기자 be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