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전자, 경영정상화 "깃발"

 그동안 빅딜, 해외매각 등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어려움을 겪어왔던 대우전자가 워크아웃 확정을 계기로 경영정상화에 본격 나섰다.

 대우전자 장기형 사장은 최근 구미, 광주공장 등을 돌며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현재 처해 있는 회사 상황 설명과 함께 워크아웃 이후 대우전자가 나갈 방향과 비전을 제시하는 경영설명회를 갖는 등 새 천년을 희망차게 맞이하기 위한 준비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처럼 장 사장이 사업장을 직접 방문해 임직원들과 자리를 함께 한 것은 대우전자가 최근 워크아웃이 확정됨으로써 한 고비를 넘겼지만 앞으로 나가야 할 길이 결코 평탄치만은 않을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위크아웃이 본격적으로 시행되기 위해서는 해외 채권단과의 협상이 남아있고 협상이 순조롭게 이루어진다 해도 임직원들이 일치 단결해 한 마음으로 행동해 나가지 않는다면 재도약에 성공하기 어렵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장 사장이 임직원 대상 경영설명회 자리에서 경영을 조기에 정상화하겠다고 강조한 것도 워크아웃으로 인한 직원들의 불안감을 조기에 해소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를 통해 전직원이 한마음이 돼 경영을 정상화할 때 대외신인도도 빠르게 회복된다는 논리가 기저에 깔려있다고 볼 수 있다.

 장 사장은 특히 이번 경영설명회에서 대우전자가 가전전문 기업에서 탈피해 수익구조가 견실한 멀티미디어 종합 가전회사로 탈바꿈하게 될 것이라는 비전을 제시했다. 뿐만 아니라 선택과 집중을 통해 경쟁력 있는 멀티미디어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혀 멀티미디어사업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시사했다.

 경쟁업체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일찌감치 멀티미디어와 디지털가전을 강조한 것에 비교하면 늦은 감이 없지 않으나 대우전자도 경쟁업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도록 통신과 컴퓨터, 가전이 통합되는 멀티미디어 가전에 앞장서 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어서 주목된다.

 장 사장은 또 그동안 매출 실적 중심으로 운영해 왔던 경영방식을 과감히 수익구조 중심으로 바꿔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각 사업부의 독립성을 강화하고 전직원이 참여한 가운데 사업전략을 수립하며 사업부별로 경쟁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조직을 개선시켜 나가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경영개선을 통해 대우전자는 내년에 매출 4조2000억원을 달성하고 2004년에는 총 매출 7조원의 본격적인 멀티미디어 가전회사로 자리잡는다는 계획이다.

 장 사장은 이번 지방 공장 순회 경영설명회에서 워크아웃을 통해 대우전자가 건전한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밸류 맥스(Value Max) 운동」과 「한시간 일 더하기 운동」 등을 벌여 회사 가치를 극대화시키는 데 노력해 줄 것을 당부했다.

김병억기자 be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