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0년대부터 각 지방에 소규모 단위로 건설돼왔던 북한의 전기·전자 생산시설은 80년대 들어서부터 단지화하는 추세다. 특히 전기·부품 위주 공장이 주로 건설됐던 60년대와는 달리 최근에는 평양을 중심으로 TV·전선·반도체 공장 건설이 증가하는 양상이다.
95년 현재 대동강TV 공장과 용성축전지 공장 등 15개의 공장이 밀집돼 있는 평양지역이 북한내 최대 전자공장 지대를 이루고 있다. 이밖에도 해주(황해남도), 남포·대안·안주(평안남도), 신의주(평안북도), 원산(강원도), 흥남·함흥·단천(함경남도), 청진·김책(함경북도) 등 주요 지방도시에 40여개의 전자산업 공장이 분포돼 있다. 최근에는 경제특구인 나진·선봉 지역에도 공장들이 들어서고 있다.
이 가운데 아이엠알아이·한국단자 등 남한에서 진출한 기업체들의 임가공 공장이 밀집해 있는 곳은 평양이다. 평양은 북한의 기타 지역에 비해 물류확보가 원활하고 전기전자 사업에 필요한 인력 수급이 매우 유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북한의 정치, 사회 문화의 중심지이며 조선컴퓨터센터 등 연구기관들이 몰려 있다는 이점도 있다.
물론 나진·선봉 지역의 장점도 많다. 이 지역은 미국 달러화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는 등 여건이 마련돼 있어 다른 지역에 비해 남한이나 외국기업들이 활동하기에 매우 유리하다. 그러나 남한 기업들의 진출은 아직까지는 저조한 편이다.
정혁준기자 jun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