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간 공식적인 전자정보통신기술 분야 교류를 시작한 것은 90년 8월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의 제정이 계기가 됐다.
이것이 계기가 돼 이듬해 12월에 열린 제5차 남북고위급회담에서 역사적인 남북기본합의서를 채택했다.
94년에는 민간차원이긴 하지만 사단법인 국어정보학회가 주동이 돼 한글(조선글) 컴퓨터 처리 표준안 도출을 위한 「코리안 컴퓨터 처리 국제학술대회」가 남북한 학자와 중국·미국·일본 등 한글학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중국 연길에서 열려 성황을 이뤘다.
99년까지 4차례에 걸쳐 열린 이 학술대회에서는 컴퓨터 용어, 키보드 자판배열, 한글(조선글) 자모순, 정보처리용 한글(조선글) 코드 등 4개 분야의 남북통일안이 제시되기도 했다.
기업들의 실질적인 경제협력은 경수로 공급협정이 체결된 직후인 96년부터 시작됐다.
삼성전자·대우전자·LG전자 등 대기업과 한국전자공업협동조합 소속 중소기업들이 북한측으로부터 사업승인 또는 생산지원협력을 얻어냈다.
또한 우리정부의 북한산 물품의 반입 허가도 잇따라 이들 기업이 북한에서 생산한 TV 등 전자제품의 국내 반입을 시작했다.
특히 한국전자공업협동조합 산하 극동음향·한국단자공업·삼화전자공업 등 10개 회원사들은 북한에서 임가공한 인터폰·마이크·코일·단자 등 5개 품목 3억원어치의 전자부품을 국내에 들여와 좋은 반응을 얻기도 했다.
남북경제협력교류가 활발해지면서 97년 11월에는 대구와 평양간 직접연결통신망이 개통됐고 제일물산·성남전자·아이엠알아이 등 중소기업들의 전자분야 임가공사업 진출이 잇따랐다.
가장 최근에는 삼성전자가 북한 정부측과 경제협력 계약을 체결함과 동시에 정보기술분야(소프트웨어) 공동개발 및 컬러TV·라디오카세트·유선전화기 등 전자제품 임가공사업 진출을 선언하기도 했다.
조선희기자 shcho @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