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영원한 경쟁자는 "고객"

진명덕 39쇼핑 운영부문장

 90년대 이후 기업의 생존여부가 「고객만족」에 달려 있다는 것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고객만족에 관한 책이나 논문은 이미 수를 헤아릴 수 없이 많이 나왔고, 그것이 실제 기업경영에 미치고 있는 결과에 대해서도 많은 보고서가 발표되고 있다.

 한 가지 예를 들면, 고객만족 경영을 실천하는 기업의 시장점유율은 평균 6% 증가하고 영업이익률도 12% 증가한 반면 이를 등한시한 기업은 시장점유율과 영업이익률이 각각 평균 마이너스 2%, 마이너스 1%의 하락에 그쳤다.

 그러면 고객은 어떤 경우에 거래하던 기업을 등지고 떠나는 것일까. 「콜센터 엔터프라이즈 앤드 포럼그룹(Callcenter Enterprise & The Forum Group)」 자료에 따르면 떠나는 고객의 45%는 「형편없는 서비스」 때문이고 또 다른 20%는 「고객에 대한 응대의 부족」 때문이다. 즉 떠나는 고객의 65%는 고객서비스상의 문제였다는 것이다.

 과연 고객만족서비스의 핵심은 무엇일까. 우선 「고객과의 약속을 이행하는 것」이라고 본다.

 미국 노드스트롬(Nordstrom) 백화점의 한 매장은 양복을 다음날까지 수선해주겠다는 약속을 어기게 되자 200달러짜리 양복을 90달러의 특송료를 직접 부담해가며 고객의 출장지까지 배달한 일이 있었다. 나와 함께 일하는 한 직원은 고객이 주문한 상품을 해외출장 전에 반드시 배달해주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김포공항 출국장까지 007작전을 방불케 하는 배송작전을 펴기도 했다.

 또 하나는 「회사의 이익보다는 고객의 이익을 우선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워싱턴에 소재한 포시즌호텔에 묵었던 한 변호사가 뉴욕으로 돌아간 후 그 방을 청소하던 사람이 서류가방을 발견하게 되었다.

 이 청소부는 변호사와 연락을 했고 그 서류가 다음날 아침 9시에 필요한 아주 중요한 서류라는 사실을 듣고 마지막 비행기를 타고 뉴욕에 가서 가방을 전해주고 돌아왔다.

 돌아온 청소부는 「포시즌의 모범」으로 칭찬받았고 CNN·ABC·뉴욕타임스 등 유명 언론기관에 보도되면서 포시즌호텔은 리츠칼튼호텔을 제치고 호텔서비스에 관한 조사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이같은 일들은 어떻게 해야 실현 가능할까. 크게 세가지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첫째는 「고객만족(CS)경영의 기본원칙」이 정해져 있어야 한다. 그것은 간단명료하여 경영자로부터 일선직원에게까지 동일하고도 확고부동한 지표로 인식되어야 한다.

 둘째는 직원들이 이를 자발적으로 행할 수 있는 기업문화를 만드는 것이다. 그렇게 되기까지에는 많은 시간과 비용과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고객을 직접 상대하는 직원에게 보다 많은 권한을 주어야 하고, 수행결과에 대한 평가와 보상이 반드시 따라야만 할 것이다.

 우리 회사에서도 고객과 직접 접하는 직원을 대상으로 매월 한명의 「베스트 도우미」를 선발한다. 선발된 직원은 월례조회시 최고경영자로부터 상금과 부상을 받고, 언론에 보도되기도 하며, 직원교육장과 복도에 커다란 사진이 걸리게 된다.

 셋째는 「직원부터 만족」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직원이 바로 첫번째 고객이기 때문이다. 페더럴익스프레스의 고객만족경영 제1원칙이 다름아닌 「Employee First」라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러나 앞에서 언급한 각고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고객이 만족하지 않을 수도 있다. 고객은 항상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의 것을 원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고객만족 서비스에 있어 「당신의 경쟁자는 바로 당신의 고객」이라는 H 벡위드의 말을 언제나 기억해야만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