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PC 여파로 위축됐던 컴퓨터 유통업계의 경기가 빠른 속도로 제자리를 찾고 있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나진상가·선인상가·전자랜드·터미널전자쇼핑 등 컴퓨터전문 상가와 테크노마트 등에 입주한 조립PC업체 및 PC유통 업체들은 지난달부터 방문객 수가 갈수록 증가하면서 지난달 매출이 9·10월에 비해 크게 신장하는 등 영업이 활기를 띠고 있다.
조립PC 매장이 밀집해 있는 나진상가와 선인상가의 경우 정통부가 인터넷PC 보급계획을 발표한 이후 지난 10월까지 매출이 종전에 비해 3분의 1 수준으로까지 떨어졌으나 지난달 들어 PC조립 및 부품 판매가 늘어나면서 매출이 지난 8월 수준으로 회복됐으며 가장 부진했던 10월에 비해서는 최고 2배로 늘어났다.
나진상가 19동에서 조립PC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K사장은 『정통부가 인터넷PC 보급계획을 발표한 이후 소비자들이 PC 구매를 뒤로 미루는 사례가 급증한데다 메모리와 그래픽카드 등 일부 부품값이 올라 고전을 면치 못했다』고 밝히고 『그러나 지난달 들어 매기가 점차 살아나기 시작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슷한 수준의 매출을 올렸다』고 말했다.
선인상가의 또다른 조립PC 매장도 『10월에는 하루에 2대 조립하기도 어려웠으나 지난달에는 5, 6대 정도로 늘어나 경기가 호전되고 있음을 실감한다』고 말했다.
조립PC업계뿐만 아니라 대기업 PC를 취급하는 대리점이나 부품·주변기기를 판매하는 업체들도 매출이 회복세를 보이기는 마찬가지다.
터미널상가에서 메모리를 판매하는 L사장은 『한동안 메모리의 가격이 급등하면서 수요부진으로 최악의 상황을 맞이하기도 했으나 11월 들어서면서 메모리 가격도 안정되고 메모리 수요도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PC유통업계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전반적으로 경기가 호전되고 있는데다 인터넷PC에 대한 대기수요가 점차 해소되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인터넷PC가 당초 기대와는 달리 품질 및 성능 면에서 조립PC와 차별화하지 못하면서 그동안 PC구매를 미뤄왔던 소비자들이 조립PC 시장으로 다시 나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PC유통업계는 이같은 회복세가 내년 초까지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달 중순부터 방학특수가 예상되는데다 1·2월이면 졸업·입학 특수를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박영하기자 yh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