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P(Accelerated Graphics Port)4는 인텔의 그래픽카드 버스 규격이다. 버스란 그래픽카드에서 처리한 데이터가 주기판으로 전송되는 길과 같은 역할을 하며 단위는 클록주파수, ㎒를 사용한다. 당연히 그래픽카드 버스의 단위가 높을수록 많은 데이터를 처리한다. 마치 왕복 2차선인 국도보다 왕복 4차선 고속도로에서 더 많은 차가 다닐 수 있는 것과 같은 이치다.
AGP4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AGP의 등장 배경을 살펴봐야 한다. 동영상이나 3차원 게임 등 대용량 멀티미디어 데이터는 초당 10MB 이상의 처리 및 전송능력이 필요한데 아무리 하드웨어적인 처리속도가 빨라지더라도 데이터가 전송되는 버스가 좁으면 데이터 처리과정에서 병목현상이 일어난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그래픽카드 버스를 높여야 했고 이 과정에서 개발된 것이 AGP다.
AGP는 66㎒ 버스를 채택하므로 클록주파수가 33㎒인 PCI방식에 비해 데이터 전송이 2배다.
또한 AGP는 그래픽 데이터를 처리할 때 그래픽카드에 달려 있는 고가의 그래픽메모리뿐 아니라 시스템 주메모리를 함께 사용하므로 그래픽카드 제작비용을 줄일 수 있는 장점도 있다.
AGP4는 AGP가 한단계 발전된 규격이다. 중간에 AGP2가 있긴 하지만 AGP2는 AGP와 비교해 큰 변화가 없다. AGP4의 가장 큰 변화는 클록주파수를 133㎒로 늘린 점이다. 길이 확장됐기 때문에 처리 데이터도 획기적으로 발달, AGP4는 초당 1GB 이상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다. 처리해야 할 폴리곤 수와 텍스처 양이 갈수록 늘어나는 3D게임은 물론, 산업용 CAD/CAM 작업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을 전송량이다.
현재 많은 그래픽카드는 AGP4를 지원한다. 엔비디아의 「TNT2」, 매트록스의 「밀레니엄 G400」, S3의 「새비지4」 등 AGP4를 지원하는 칩세트가 속속 발표됨에 따라 업체들은 이 칩세트를 채택해 AGP4 지원 그래픽카드를 출시했다. 가격은 10만원대에서 30만원대까지 다양하다.
AGP4 지원 그래픽카드는 있지만 문제는 AGP4를 지원하는 주기판이 적다는 것이다. 11월 열린 컴덱스에서 발표된 인텔의 「i820」(코드명 카미노)과 비아의 「아폴로 133A」 이외에는 AGP4를 지원하는 주기판이 없다. 따라서 AGP4가 위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i820」이나 「아폴로 133A」가 현재의 BX보드를 얼마나 빨리 대체해 나갈지가 관건이다.
현재 출시되어 있는 그래픽카드는 대부분 AGP4를 지원한다고 하지만 개중에는 그렇지 않은 제품도 있다. AGP4 지원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그래픽카드의 커넥터 부분을 자세히 봐야 한다.
그래픽카드 앞면을 기준으로 커넥터의 홈이 오른쪽에 있거나 양쪽에 있는 것은 AGP4를 지원하며 홈이 왼쪽에 있는 것은 AGP4를 지원하지 못하는 제품이므로 구입시 주의해야 한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