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만화는 일상의 한 영역으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거리에서든 버스나 전철 안에서든 만화에 빠져 있는 사람들을 흔히 만나게 된다. 그 독자층도 어린이나 청소년에 한정돼 있지 않고, 중장년은 물론이고 노인들까지 열독자 대열에 끼여 있을 정도다. 장르도 아주 다양해 순정, 액션, 스포츠, 기업 등 사회 속의 거의 모든 영역을 골고루 다루고 있으며 모든 장르의 만화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산업 측면으로도 당연히 무시 못할 정도의 비중을 갖고 있다.
최근 일본에서는 이런 만화를 인터넷과 접목시켜 더 거대한 비즈니스를 창출해보려는 새로운 실험이 조용히 추진되고 있다.
만화가 단체인 「망가(만화)재팬」과 시스템창조연구소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인터넷을 통한 만화 전송서비스 계획이 그것으로 아직 실험 단계지만 작품 자체를 홈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를 목표로 하고 있다.
망가재팬은 지난 93년 11월 인기 만화가 16명이 중심이 돼 설립한 단체로 원래 스토리만화가들의 친목 모임 성격이 강했는데, 점차 만화가를 위한 법률상담, 만화 관련 이벤트 등으로 사업을 확대하며 현재 회원이 80명으로 늘었고, 사무국장은 「아리에스의 여인들」로 잘 알려진 사토나가 미치코가 맡고 있다.
시스템창조연구소는 대형 가전업체 마쓰시타전기산업 산하 기구로 상업시설이나 지역 개발 등을 기획, 제안하는 싱크탱크다.
망가재팬과 시스템창조연구소는 인터넷을 통한 만화 서비스를 위해 홈페이지 망재팬(www.mangjapan.gr.jp)을 개설했다.
망재팬은 사실 망가재팬이 지난 8월 개설한 홈페이지로 망가재팬의 활동 상을 비롯해 회원으로 가입해 있는 만화가 각 개인, 그들의 작품 등을 소개하고 만화캐릭터 상품의 통신판매도 벌여왔는데, 이번에 새롭게 단장한 것이다.
새 망재팬에서는 이미 4컷짜리의 만화를 게재하고 있다. 또 스토리만화의 전송서비스도 시작했다. 가장 먼저 서비스에 들어간 작품은 사무국장사토나카의 초기작품인 「나나와 리리」이고, 이후에는 사토나카의 스승이자 「아시타노조(국내에서는 허리케인죠로 발행)」로 잘 알려진 지바 데쓰야의 초기 작품도 제공할 예정이다.
이들 두 작가의 초기 작품은 지금은 모두 절판 상태여서 현재 작가가 가지고 있는 원본을 스캐너로 읽어 데이터화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인터넷 환경이 갈수록 나아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사실 단행본 1권은 데이터용량으로 따져 적지 않는 양이어서 그대로 전송한다는 것은 아직도 버거운 일이다. 이 때문에 한번에 1권을 모두 전송하지는 못하고 주간지처럼 1주일에 한번, 그것도 6∼10페이지 정도의 분량으로 나눠 홈페이지에 게재해 나가고 있다.
망재팬에서는 이후에도 절판된 작품이나 출판사와 계약되지 않은 작품을 중심으로 서비스를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이 서비스는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브라우저만 있으면 누구든 받아볼 수 있다.
가장 민감한 문제인 요금에 대해선 일단 무료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작품 수가 늘고, 호응이 많아지면 장기적으로 유료로 전환해 새로운 비즈니스로 육성해 나가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신기성기자 ks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