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비즈니스와 같은 벤처산업에서 「나를 따르라」는 식의 경영은 안됩니다. 갈 방향만 정해주고 즐겁게 일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것이 벤처시대의 경영인이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17년 동안의 대기업 생활을 마감하고 이제 막 시작한 벤처기업의 대표로 새 삶을 시작한 다우인터넷의 문상환 사장(47)은 젊은 세대와 시대의 변화를 이해하려고 애쓰는 흔적이 역력하다. 노래도 신세대들의 노래만 부르고 그래서 옛 노래는 이제 잊어버렸다는 문 사장은 『내 스스로가 그들 안으로 들어가야지 그들 보고 내 안으로 들어오라고 할 수는 없다』고 강조한다.
지난 9일 첫 출근해서 직원들에게 한 말도 『21세기 첨단산업 분야에서 일하게 된 것은 각 개인들에게 엄청난 기회』라는 것. 오히려 스스로에게 던지는 격려이자 다짐이었다.
문 사장은 데이콤이 설립된 82년 12월에 입사한 정통 데이콤맨. 95년 12월부터는 천리안 사업단장을 맡아 천리안 사업의 흑자전환, 회원 200만 돌파를 일구어내기도 했다.
문 사장은 『천리안에서 보람도 많았지만 그동안 쌓아 온 경험을 바탕으로 대표로서 뭔가 한 번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며 『마지막 기회다, 과감히 도전하자』고 결정했다. 거대조직의 임원으로서 느끼는 한계도 새로운 벤처기업에 눈을 돌리게 하는 데 한몫했다고 고백한다.
나만의 경영방식을 발휘해 보고 싶었다고 말하는 문 사장은 다우인터넷의 조직도 총무·회계 등 관리업무는 과감히 아웃소싱하고 제품 개발 및 기획분야에 업무의 초점을 둔 조직으로 이끌 계획이다.
다우인터넷은 현재 전자우편·음성메일·이동전화·팩스 등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통신 서비스를 하나로 묶는 통합메시징 시스템을 막바지 개발작업중이다. 이른바 통합메시징서비스(UMS)를 통해 향후 인터넷 포털 서비스 업체를 꾀하고 있는 것이다.
『다우인터넷의 초기자본금이 115억원이고 현재는 추가로 투자를 받아 240억원에 이르고 있습니다. 직원 27명인 회사에 거는 투자자들의 기대가 그만큼 크다는 것은 개인적으로 상당한 부담이지요.』 한국미술협회 회원으로 준 프로급의 그림솜씨를 자랑하는 문 사장이 이제 다우인터넷의 미래를 어떻게 그려나갈지 궁금해진다.
김상범기자 sb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