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뉴밀레니엄 인사 배경

 LG그룹의 이번 뉴밀레니엄 사장단 인사는 LG가 최근 기회가 있을 때마다 줄기차게 강조해온 디지털·인터넷·정보통신·정보전자소재·생명과학 등 이른바 「미래승부사업」군을 집중 육성하기 위한 사전 포석의 성격을 강하게 담고 있다.

 2000년대 무한경쟁시대에 미래 승부사업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이에 걸맞은 인사와 조직개편이 필요하다는 것.

 이번 인사에서 젊고 유능한 최정예 인재들을 대표이사나 사업본부장으로 대거 승진 발령한 것이 이를 증명한다.

 실제로 허영호 LG마이크론 대표이사, 우남균 LG전자 멀티미디어사업본부장, 이상규 LG화학 기능수지사업본부장 등 이번 인사에서 대표이사나 사업본부장으로 승진 발탁된 대부분이 50세 전후의 전문 경영인들이다.

 이와 관련, 구본무 회장도 13일 사장단 협의회에서 『LG전자와 LG화학의 핵심사업단위를 사업본부로 하고, 사업을 가장 잘해나갈 수 있다고 판단되는 젊고 유능한 인재를 최고책임자인 사업본부장에 발탁했다』고 인사배경을 설명했다.

 인사의 목표가 미래 승부사업쪽에 모아진 만큼 이번 LG인사는 그룹의 양대 축이자 LG가 내세우는 미래 핵심사업을 실질적으로 주도하게 될 LG전자와 LG화학의 변화에 가능한한 초점을 맞췄다.

 LG는 우선 이번에 LG화학과 LG전자의 조직 운영체제를 핵심사업단위인 독립 사업본부로 재편했다.

 이에 따라 LG전자는 디지털TV나 PDP 등을 주관하는 디스플레이사업본부, 광스토리지·PC 등을 주관하는 멀티미디어사업본부, 홈어플라이언스사업본부 등 3개 사업본부로 거듭나게 됐다.

 또 LG화학은 정보전자소재사업본부, 기능수지사업본부, 생명과학사업본부 등을 비롯한 6개 사업본부로 각각 운영된다.

 LG는 특히 이들 사업본부의 최고 책임자인 본부장이 실질적으로 책임과 권한을 갖고 미래 승부사업을 집중 육성할 수 있도록 『가능한한 독립성을 최대한 보장할 방침』이라고 못박고 있다.

 즉, 사업본부를 일종의 「회사속의 회사」로 운영함으로써 내부 역량을 극대화하겠다는 뜻이다.

 LG는 이와 함께 LG화학의 연구개발(R&D) 부문을 책임지고 있는 김종기 LG화학 기술연구원장을 LG전자 종합기술원 김창수 사장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도록 사장으로 승진, 양대 주력기업의 미래승부사업에 대한 경쟁력 제고를 위해 R&D 분야를 대폭 강화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번 LG그룹 뉴밀레니엄 사장단 인사는 또 LG전자·LGEDS·LG상사·LG증권·LG화학 등 LG계열사 가운데 올해 실적이 좋은 기업에서 대거 배출함으로써 그동안 인사원칙으로 강조해온 성과주의가 최고 경영진에도 철저하게 적용된 것으로 해석된다.

 LG의 이번 사장단 인사가 미래 승부사업 육성과 젊은 인재의 발탁으로 귀결됨에 따라 후속 LG 임원 인사 역시 생명과학·정보통신·인터넷·디지털 등 핵심 분야의 과감한 대규모 발탁인사가 예상되며 특히 뉴밀레니엄 인사를 앞둔 다른 대그룹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