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실대 배명진 교수팀, "전자대종" 세계 첫 개발

 첨단 멀티미디어와 정보통신기술을 응용, 대형 종(鐘)의 외관과 원음을 거의 완벽하게 재현한 「전자대종」이 국내 대학의 한 연구진에 의해 세계 최초로 개발돼 경북 구미시 낙동강변에 있는 동락공원에 설치된다.

 숭실대 정보통신공학부 배명진 교수팀은 구미시로부터 의뢰를 받아 지난 5월부터 8개월간 10억원을 투입, 에밀레종(높이 3.75m, 직경 2.25m)보다 조금 큰 높이 4.1m, 직경 2.5m, 무게 3톤 규모의 대형종으로 에밀레종소리 등 10개 이상의 종소리를 선택, 타종할 수 있는 전자대종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14일 밝혔다.

 배 교수팀이 사운드모듈 전문 벤처기업인 에밀레사운드(대표 배음진)와 공동 개발한 이 전자대종은 원형 외벽에 컬러 전광판을 설치한 외형과 전광판 내부에 배치시킨 전자종소리 재현장치로 구성되며 레이저 빔을 이용한 리모컨으로 타종된다.

 컬러 전광판에는 타종상황에 따라 종의 무늬가 다르게 나타나도록 컴퓨터그래픽으로 처리된다.

 특히 원음에 가까운 종소리를 재현하기 위해 종소리를 합성하는 컴퓨터시스템, 저음을 충실하게 재현하는 고급 앰프, 40인치 크기의 대형 스피커 등 첨단기술이 대거 응용돼 특정 행사의 성격이나 시기에 따라 자유자재로 종소리를 낼 수 있다.

 배명진 교수는 『우리는 세계적인 문화유산인 에밀레종(성덕대왕신종)을 만든 후예로서 이를 재건하자는 의도에서 이 종을 개발했다』며 『그동안 많은 전문가들이 에밀레종을 재현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소리가 되면 외형이 안되고 외형이 되면 소리가 안되는 어려움을 겪은 반면 이번에 개발된 전자대종은 소리와 외형을 모두 살렸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구미시는 이 전자대종을 통해 경주­구미­김천 등으로 이어지는 핵심 관광루트와 연계해 관광객들이 언제든지 타종할 수 있게 함으로써 관광명소로 육성할 계획이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