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마이크로소프트사 빌 게이츠 사장은 우리 돈으로 600조원의 재산을 지닌 재력가다. 이 금액은 우리 정부 1년 예산의 약 10배에 해당하는 돈이며 우리나라 기업의 1년 매출규모를 모두 합친 금액이다. 이로 볼 때 영재 한명이 4500만 한국인 전체를 먹여 살릴 수 있다는 말이 과장된 것만은 아닌 것이다.
「타이타닉」은 한편의 영화로 35억달러를 벌었고, 「쥬라기공원」 역시 우리가 자동차 150만대를 팔아 번돈과 같은 금액을 벌었다고 한다.
영화산업, 소프트웨어 관련산업 등이 바로 부가가치를 높이는 상품들이다. 정보사회에 있어 가치창출에 가장 중요한 독립변수는 자본이 아니라 인간의 창조적 두뇌인 것이다. 미래 국가의 자산은 바로 이렇게 지성과 감성이 월등히 뛰어난 영재들이다.
21세기는 분명 정보력과 경제력이 세계를 지배하는 시대다. 이 두 힘은 곧바로 국가경쟁력으로 이어지고, 고급 두뇌를 활용한 양질의 정보지식은 부가가치가 높은 최고 인기상품이 될 것이다. 이러한 이유에서 각국은 국가경쟁의 차원에서 뛰어난 영재들을 자원화하는 정책과 전략을 앞다투어 추진하고 있다. 국토가 비좁고 부존자원이 부족한 우리 실정에서는 더 늦기 전에 영재를 제2의 국가자원으로 삼아 체계적인 육성·교육방안을 정책적으로 강구하여야 할 것이다.
하버드대의 교수 조지프 네이(Joseph Ney)의 지적처럼 21세기는 영토·인구·생산력·군사력과 같은 하드웨어적인 힘이 아닌 정치체제, 첨단 과학기술의 수준, 그리고 교육의 질과 같은 소프트웨어적인 힘이 국가의 발전을 좌우하게 될 것이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은 이미 100여년 전부터 영재교육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집중적인 투자와 연구를 해오고 있다. 반면 한국은 지난 사반세기 동안 영재교육에 너무나 인색했다. 문제는 우리 교육이 탁월성을 추구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의 보완 없이 평준화 교육을 계속함으로써 국가경쟁력이 떨어지는 데 있다.
우리가 영재교육을 실시해야 하는 까닭은 크게 두가지 이유에서다. 첫째, 인간의 개인차를 존중할 경우 재능이 뛰어난 학생은 자기 수준에 알맞은 교육을 받을 권리가 있기 때문이다. 둘째, 영재교육은 일부 영재들의 개인적 성장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국가의 발전과 불가분의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역사적으로 우수한 인재양성에 대한 국가의 신념과 철학은 곧 그 나라가 세계사 속에서 차지하는 위상과 깊은 상관관계가 있다.
다행스러운 것은 지난 10여년 동안 끈질기게 요구돼 왔던 영재교육진흥법이 며칠전 국회 교육상임위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통과됐다는 점이다. 이번에 법안심사소위원회를 통과한 영재교육진흥법이 마지막 국회 본회의까지 통과돼 영재교육이 활성화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 이 법이 제정되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영재를 체계적으로 육성할 수 있고, 통합영재학교 및 영재교육원의 설립도 가능해진다.
그러나 이에 따른 산적한 문제도 한두가지가 아니다. 과학영재 양성을 위한 체계적인 교육프로그램 개발과 현재 어려움에 처해있는 과학고 운영방안에 관한 문제도 이 법을 근거로 풀어나가야 할 것이다. 또 현재의 사이버 영재교육도 국제교류를 통해 교육과정을 선진국과 공동개발함으로써 영재교육의 질적 수준을 높여야 할 것이다.
이와 더불어 장기적으로 국가 수준의 영재교육원을 설립하여 영재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와 교육프로그램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