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코리아의 홀로서기는 소비자에게 보다 가까이 다가서기 위함입니다.』
10년 가까이 국내 유통망을 담당해왔던 엘렉스컴퓨터와의 관계를 청산하고 자체유통망으로 애플컴퓨터 사업을 펼칠 계획이라고 최근 밝힌 바 있는 김석기 애플컴퓨터코리아 지사장(46)의 출사표다.
고객에게 좀더 다가서기 위해 그는 3가지의 방법론을 제시했다. 먼저 한국에서의 유통망을 확대·개편해 애플 직영점인 애플센터 설립에 본격 나선다는 것. 지난 달 11월 22일 충무로에 1호점을 오픈한 데 이어 내년 상반기까지 전국에 15곳으로 확대해 나갈 생각이다.
두번째는 애플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돼왔던 애프터서비스를 개선하기 위해 이를 전담하는 애플콜센터를 이달 20일에 선보일 예정.
『애플콜센터는 애플케어라는 새로운 서비스 개념의 시초가 될 것입니다. 애플케어는 전세계적으로 동시에 서비스에 들어가게 되며 기본 개념은 애플 로고가 있는 모든 제품에 대해 애플컴퓨터가 직접 책임진다는 것이지요.』
세번째는 국내에서 애플컴퓨터의 수요 확대를 가져온다는 전략. 이를 위해 우선 이달중 3대 신제품인 「아이북」 「아이맥DV」 「G4」 등을 한국에서 출시한다. 또한 자체 유통망 확보로 채널마진을 줄여 최종 소비자에게 이전보다 20% 가량 저렴하게 애플컴퓨터를 제공할 계획이다.
물론 시장 개척을 위한 마케팅과 기업 이미지 강화도 빼놓을 수 없는 과제다. 특히 그가 주력하는 것은 애플의 디자인을 소비자에게 강렬히 인식시키는 데 있다.
『아이맥·아이북으로 이어지는 애플의 제품들은 다양한 색깔과 곡선을 살린 디자인으로 전세계적인 열풍을 몰고 왔습니다. 국내에서도 디자인 자체가 중요한 마케팅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직접 증명해 보일 생각입니다.』
김 지사장은 초대 지사장과 관계가 깊다. 지난해 10월 1일 애플코리아의 초대 지사장으로 선임된 그는 이에 앞서 아이오메가 코리아의 초대 지사장을 지내기도 했다.
연거푸 초대 지사장을 역임하고 있는 그는 『모든 것이 갖춰져 있지 않은 조직에서 조직을 만들어가면서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가장 어렵다』고 말하기도. 그는 『준비되지 않은 자에게는 기회조차 오지 않는다』라는 말을 자신의 격언으로 삼아 이를 실천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스티브 잡스가 미국에서 썩은 사과였던 애플을 잘 익은 사과로 변신시켜 놓았듯이 김석기 지사장이 국내에서도 그럴 수 있을 것인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혁준기자 jun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