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장여자가 가장 어울렸던 연예인이 줄리 앤드루스라면 최고의 여장남자는 누굴까. 정답은 미국 대중음악계의 디바, 루폴이다. 90년대를 대표하는 댄스의 여왕(?) 루폴이 인터넷 미팅사이트 대변인으로 등장해 요즘 화제가 되고 있다.
루폴은 최근 새너제이의 한 벤처기업 웹엑스와 계약을 맺고 내년부터 이 회사의 대언론 홍보를 맡게 됐다. 인터넷 미팅업체로 월스트리트의 관심을 끌고 있는 웹엑스는 루폴을 「스포크스맨(Spokesman)」으로 불러야 할지 아니면 「스포크스우먼(Spokeswoman)」이라고 해야 할지 고민 중이다.
루폴은 「드레그 퀸(Drag Queen)」이라는 별명을 지닌 여장남자 가수. 농구선수처럼 197cm의 장신. 금발로 염색해 부풀린 머리와 하이힐을 감안하면 2m가 훌쩍 넘는다. 성인용 엔터테인먼트를 제공하는 한 케이블 방송에서 토크쇼를 진행하면서 신세대들을 열광시켰다.
60년 11월 캘리포니아 태생인 그(또는 그녀?)는 15세때 애틀랜타에서 클럽 가수로 데뷔한 뒤 뉴욕으로 옮겨 맨해튼의 밤무대에 출연하면서 동성연애 합법화 운동에 앞장섰다. 대중적 인기를 얻은 것은 93년 첫 번째 앨범 「슈퍼모델」을 발표하면서부터다. 엘튼 존과 듀엣으로 「Don’t Go Breaking My Heart」를 부르기도 했다.
국내에는 생소한 이름이지만 루폴은 세계의 젊은이들에게 아직도 섹시함과 독특함, 그리고 90년대 리듬을 생각나게 하는 이름이다. 「.com」회사의 대변인으로 등장한 댄스의 여왕이 과연 네티즌들을 인터넷 미팅사이트로 불러모을 수 있을 것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선기기자 sk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