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컴퓨터 업계의 최대 화젯거리는 단연 공개 운용체계(OS)인 리눅스다. 91년 핀란드의 공학도인 리누스 토발즈에 의해 개발된 리눅스는 프리 소프트웨어(SW)를 표방하며 그동안 언더그라운드 분야에서 인기를 모았으나 몇년 전부터 미국을 중심으로 기업용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리눅스가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인터넷 관련 시스템에서 탁월한 성능을 발휘하면서 상업성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미국의 시장조사 업체인 데이터퀘스트는 지난해 리눅스가 전체 서버용 OS시장에서 17.2%를 차지했으며 오는 2003년에는 24%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에도 리눅스 돌풍은 거세게 불어닥쳤다. 그동안 전세계 리눅서들이 개발한 OS와 각종 애플리케이션을 CD롬에 담은 리눅스 배포판 중심으로 사업을 벌여왔던 국내 업체들은 하드웨어 판매와 교육사업 등 본격적인 산업의 기틀을 마련하기 시작했으며 상용 애플리케이션 SW를 개발한 업체들도 잇따라 등장하면서 기업들의 군침을 돌게 했다.
이같은 리눅스 업체들의 활동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것으로 심지어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가을까지만 해도 리눅스를 단지 『일시적인 열풍』이라고 말했으나 연말에는 본사 고위 임직원이 방한한 자리에서 리눅스의 단점을 집중 설명할 정도로 위기의식을 가졌다.
국내 리눅스 열기에 결정적으로 불을 지핀 것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방침. 정보통신부는 우리나라를 리눅스의 메카로 만들겠다는 계획 아래 올해부터 3년 동안 약 90억원의 자금을 투입하기로 했으며 지난 10월 산·학·연 등 단체, 개인이 참가한 리눅스협의회가 현판식을 갖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면서 이같은 의지가 가시화했다.
게다가 레드햇, 터보리눅스, 칼데라시스템스 등 세계적인 리눅스 전문업체들은 국내진출을 공식·비공식 선언했으며 국내 정보기술(IT)업체들도 리눅스 지원을 공식 발표하고 다양한 솔루션 발굴에 적극 나서고 있다.
그러나 리눅스가 기업용 시장에 이어 개인용 시장에까지 안착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아성이 워낙 견고한데다 리눅스 전문업체들도 사업성을 이유로 개인용 솔루션보다는 기업용 솔루션 개발에 사업의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특히 무엇보다 대다수 개인 사용자들이 리눅스를 아직도 생소하고 어려운 SW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윤휘종기자 hjy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