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부터 코스닥시장에서 매매개시되는 와이드텔레콤(대표 김재명)은 지난 96년 8월 설립된 무선통신단말기 전문업체다. 지금까지는 무선호출기(일명 삐삐)가 사실상 매출의 전부를 차지했지만 현재 휴대폰·PCS단말기 등 무선통신기기 분야로 사업을 확장중이다.
무선호출기의 경우 국내 시장이 최근 사양길에 접어들긴 했지만 그동안 꾸준한 실적향상을 보여 성장의 밑거름이 됐다. 우선 설립 1년만인 지난 97년 143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224억원, 올해는 300억원대의 실적이 예상될 정도로 외형성장이 두드러진다. 품질과 기술력을 인정받아 무선호출기 시장에 빠르게 진입할 수 있었으며 비교적 이른 시기에 수출로 판로를 뚫었기 때문이다.
와이드텔레콤은 무선호출기에 이어 차세대 주력분야로 휴대폰·PCS 등 이동통신단말기 사업을 집중 육성하고 있다. 최근 16㎜ 두께의 초박형 디지털 휴대폰 개발을 완료해 내년 3월부터 본격 선보일 계획이다. 특히 내년 5월경 출시될 PCS단말기는 한국통신프리텔과 연간 10만대 규모의 구매의향서를 체결, 안정적인 공급처를 이미 확보했다. 현재 홍콩 현지업체와 30만대 규모의 단말기 수출상담을 진행중이어서 당장 수출실적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이와 함께 최근에는 터보테크 등과 함께 SK텔레콤의 차세대 이동통신(IMT2000) 단말기 개발사업자로 선정돼 성장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이같은 성장잠재력을 인정받아 와이드텔레콤은 지난해 10월 대만의 「킨포」그룹으로부터 200만달러 규모의 외자를 유치한 데 이어 무한기술투자도 16.1%의 지분투자를 단행했다.
그러나 현재 미주·유럽 등 통신선진국들의 무선호출기 시장이 전반적인 침체기에 접어드는 상황이어서 앞으로의 성장가도가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무선호출기의 경우 개발도상국들로 판로를 넓히거나 이동통신단말기 분야에서는 안정적인 공급처를 확보해야 한다는 점이 대표적인 과제다. 소규모 벤처기업으로서는 세계적인 판매망 구축이 쉽지 않고 이동통신단말기 시장에서는 아직 신생업체여서 시장진입 또한 용이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여기다 IMT2000 단말기 시장도 오는 2002년에 가서야 열릴 전망이어서 향후 2∼3년간은 와이드텔레콤이 위기이자 기회의 시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와이드텔레콤은 16일부터 시초가 3만원(액면가 5000원)에 거래가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