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형길 행정자치부 정부전산정보관리소 전산서기관
새 천년을 앞두고 세계 각국은 정보와 지식이 부가가치 창출의 원천이 되는 지식기반사회로의 대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이러한 거대한 변화는 국가와 국민 모두에게 디지털 정보혁명의 주역이 될 수 있도록 총체적인 자기개혁을 요구하고 있으며 새로운 가치창조를 기반으로 한 웅비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전자정부 구현은 국가의 최대 경제주체인 정부부문의 전자화를 통해 정보산업의 육성 등 민간부문의 디지털혁명에 대응하고 행정개혁과 공적서비스 향상을 실현하는 강력한 수단이라 할 수 있다.
이는 미국의 전자정부 추진성과를 보면 자명해진다. 지난 93년 이후 클린턴 행정부는 「국가정보화기반(NII) 구상계획」을 발표, 전자정부 추진을 공식적으로 추진했다. 우선 투명한 행정과 열린정부 구현을 위해 전자화에 의한 행정정보서비스 제공에 주력했다.
이를 위해 지난 96년에는 「전자정보자유법」을 제정, 정부와 국민 상호간 정보를 자유롭게 주고받을 수 있도록 전자미디어의 이용을 확대했다. 기존 정부 공식자료의 대부분을 자유롭게 인터넷을 이용해 활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 단적인 예다.
미국정부는 또 행정기관의 종이문서 감축을 위해 지난 95년에는 「문서감축법」을 제정했으며 이를 발전시켜 지난해에는 「문서업무배제법」을 제정, 2003년부터는 문서작성 업무를 철폐키로 했다.
이와 함께 미국정부는 행정정보의 공유와 공동활용을 통해 행정정보의 전자서비스화에 주력하고 있다. 대통령 직속으로 원스톱서비스 전담부서를 설치한 것이 그 좋은 예이며 클린턴 정부 2기 발족에 즈음해서는 「액세스 아메리카(Access America)」 구상을 발표, 전자정부 구현에 앞장서고 있다.
조달업무 또한 「연방조달합리화법」을 제정, 모든 연방정부 기관이 EDI를 의무적으로 도입토록 했으며 오는 2004년까지는 총 조달업무의 95%를 EDI로 구현토록 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이같은 사례로 비추어 볼 때 우리 정부의 전자정부 추진도 다음과 같은 점을 유의해 추진할 필요가 있다. 우선 전자정부화를 통해 정부조직·인력 전반에 대한 철저한 재평가가 필요하다. 미국의 경우 클린턴 대통령 취임전 공무원 수는 지난 92년 493만명이었으나 97년에는 423만명으로 70만명이 감소했다. 군인을 제외한 일반행정분야 공무원만 보더라도 92년 302만명에서 273만명으로 대폭 감소했다.
또 고도 정보통신사회 인프라 정비를 통해 고용기회 확보와 산업경쟁력 강화, 국민생활의 질적 향상 등이 유기적으로 연관될 수 있도록 집중적이고도 전략적인 계획수립이 필요하다. 모든 목표수치나 실현시기가 명확하게 제시될 수 있어야 하고 관련부처간 중복투자가 발생되지 않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전자문서 인증, 전자서식과 전자처리, 문서감축, 정보공개 및 개인정보의 보호, 정부전자거래, 행정정보 자원관리, 행정정보 공동활용 및 행정전산망의 안정적 관리, 해킹 등 불법행위로부터의 보호와 같은 문제에 대한 연구검토와 개선이 시급하다. 물론 국가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전문인력의 양성도 필수적이다.
이제 국가의 성쇠는 정보화에 달려있다. 정보화시대는 스피드와 타이밍이다. 정부의 정보화 프로젝트인 「전자정부 구현」도 실기하게 되면 영원히 낙오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