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을 전망하는 조사기관들의 예상수치가 큰 편차를 보이고 있다. 심하게는 2배이상 차이가 나는 등 예측방법에 따른 편차를 고려해도 이해할 수 없는 수치가 난무하고 있다. 유일한 공통점은 올해에 비해 내년도 전자상거래 시장은 최소 100%이상 성장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조사기관마다 시장전망치가 다른 것은 인터넷시장의 「폭발성」 때문이다. 온라인인구 증가와 함께 네티즌의 상거래가 얼마나 늘어날지 사실상 예측이 불가능한 탓이다. 결국 시장 요구에 의해 전망을 억지로 만들어낸 듯한 느낌마저 든다.
먼저 세계적인 조사기관들의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 전망치를 봐도 큰 폭의 편차를 알 수 있다. IDC는 내년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을 9억1300만달러 규모로 예상했다. 이를 최근의 환율 1120원으로 환산할 경우 1조200억원에 달하는 금액이다. 반면 앤더슨컨설팅은 기업·소비자간(B to C) 전자상거래 시장 규모를 600∼900억원, 기업-기업간(B to B) 전자상거래시장을 1200억∼1800억원 규모로 내다봤다.
앤더슨컨설팅의 예측방법간 편차를 최대한 적용했다 하더라도 내년도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은 2700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IDC의 전망치와 7500억원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편차가 너무 커 감을 잡을 수 없는 수치다. 물론 전자상거래 시장의 범위를 어디까지 하느냐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인 관점에서 볼 때 이해할 수 없는 수치임에는 분명하다.
국내 조사기관들의 전망치 역시 마찬가지다. LG경제연구소는 내년도 전자상거래 시장을 2160억원 규모로 전망했다. 반면 전자상거래연구조합은 B to B 시장만 300억원, B to C 시장은 2900억원으로 총 5900억원 시장규모를 형성할 것이라는 전망치를 내놓아 2배이상의 편차를 보였다. 전자상거래 사업을 하는 사업자들이 헷갈리지 않을 수 없는 수치다. 내년 사업계획 수립에 오히려 혼선을 가중시키는 정보만 흘러 넘치고 있다. 어느 전망치를 믿어야 할지 사업자들은 난감해 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도무지 감을 잡을 수 없는 전망치가 난무하는 상황은 사업의 방향을 잡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인터넷 통계와 전망에 대한 공신력 있는 기관이 과연 어는 곳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국내 조사기관들의 눈치보기다. 인터넷 확산속도가 너무 빨라 시장예측을 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지만 근거를 가질 만한 통계작업이 시도조차 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한국전자상거래연구조합의 한 관계자는 『시장을 전망하는 수치나 인터넷 통계는 막대한 비용이 드는 만큼 업계와 정부의 공동지원이 이루어져야 하는 작업』이라며 『특히 인터넷은 앞으로 국가경쟁력과 직결되는 산업으로 각광받고 있는 만큼 최소한 시장전망 정도는 정부가 나서서 주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경우기자 kw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