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컴포넌트SW, 새 천년 "황금어장"

 소프트웨어(SW)를 좀 더 간편하고 빠르게 개발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제품개발을 더 효율적으로, 더 생산적으로 개발하려는 것은 비단 엔지니어들만의 고민은 아니다. 특히 요즘은 기업들간의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제품을 적기에 출시하는 「타임 투 마켓」이 생존의 열쇠가 되고 있어 경영자들의 관심도 온통 여기에 쏠려 있다. 경쟁업체보다 빠르게 우수한 제품을 시장에 내놓아야 초기시장 선점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

 이같은 고민에 따라 이미 제조산업·장치산업의 일부 업종에서는 제품을 모듈이나 컴포넌트(완제품을 구성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요소)로 만들어 시장이 요구하는 다양한 형태의 제품을 즉시 출시하고 있다. 예를 들어 자동차산업의 경우 차 한 대에 필요한 부품은 약 2만개며 제조업체들은 매번 자동차를 만들 때마다 2만개의 부품을 설계해 조립하고 테스트를 거친 뒤 문제가 없는 제품을 시장에 내놓고 있다. 당연히 여기에 필요한 개발인력과 자금은 둘째치고 개발기간만도 몇 년씩 걸리는 실정이다.

 그러나 요즘은 자동차업체들간의 시장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다양한 소비자들의 욕구에 맞는 제품을 내놓는 것이 승부의 관건이 되면서 자동차업체들은 한해에도 적게는 3, 4종에서 많게는 10여종에 이르는 자동차를 쏟아내고 있다.

 이를 가능케 하는 것이 바로 컴포넌트기술이다. 현대자동차의 경우 XG라는 고급 승용차를 만드는 데는 상당한 자금과 시일이 필요했지만 XG와 유사한 형태의 밴은 XG에 이어 바로 출시됐다. 현대자동차는 XG를 개발하기 위해 2만개의 부품을 개발해 조립했지만 밴은 기존 XG의 차체와 섀시 등은 그대로 두고 밴에 필요한 3000여개의 부품만 별도로 개발해 이를 조립했기 때문에 이른 시간 안에 제품을 출시할 수 있었던 것.

 최근 SW산업에도 이같은 개념의 개발방법이 적용되고 있어 엔지니어 및 경영자들에게 희소식이 되고 있다. 바로 컴포넌트SW가 그것이다.

 컴포넌트SW는 각종 애플리케이션SW를 개발할 때 기존 정보공학 방법론에 기초한 코딩방식의 개발에서 벗어나 SW구성을 모듈로 미리 만든 뒤 필요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때 이 모듈을 조립하는 식으로 제품을 개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SW다.

 컴포넌트SW에 대한 관심은 세계적으로 높다. 미국 정보기술(IT) 분석기관인 오붐에 따르면 올해 전세계 컴포넌트산업 시장규모는 82억달러(약 1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 가운데 컴포넌트 기반 SI시장이 53억달러로 65%를 차지할 것으로 보이며 응용 컴포넌트와 개발도구 등이 각각 17억달러, 11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컴포넌트SW의 시장규모는 3년 후인 2002년이면 8배 이상 늘어난 640억달러(약 77억원)로 크게 성장해 다른 정보통신 분야는 물론 일반 SW분야의 성장률을 크게 앞지를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세계 컴포넌트SW시장은 미국업체들이 주도하고 있다. MS·IBM·SAP·CA 등 미국의 주요 IT업체들은 컴포넌트 기반기술 표준에서부터 프레임워크, 개발도구, 애플리케이션, SI 프로젝트 분야에 이르기까지 앞선 행보를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같은 대세에 합류하기 위해 지난달 주요 업계, 학계, 연구계 단체 및 개인들이 참여하는 SW컴포넌트 컨소시엄을 구성해 본격적인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 컨소시엄에는 기업용 SW에서 개인용 SW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SW개발업체들이 참여하고 있어 앞으로 엔지니어와 경영자 등 SW사업을 벌이고 있는 사람들은 제품개발에 따른 고민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윤휘종기자 hjy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