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맥스(대표 정영희)의 「창세기전」이 다시 한번 국산게임의 자존심을 지켜줄 것인가.
국산 PC게임으로는 올해 최고의 걸작으로 꼽히는 「창세기전 3」가 예정대로 15일 발매에 들어감으로써 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소프트맥스의 「창세기전」은 팬터지풍의 롤플레잉게임으로 지난 95년 12월 1탄이 발표된 이후 지금까지 총 30만카피가 판매된 작품. 96년 「창세기전 2」, 98년 「서풍의 광시곡」 「템페스트」에 이르기까지 폭발적인 반향을 일으켜왔다. 국산게임으로는 보기 드물게 4년동안 롱런을 기록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창세기」시리즈물은 「국산게임의 보루」라는 별명까지 얻고 있다.
소프트맥스는 이 여세를 몰아가기 위해 「창세기전 3」 개발에 각별한 노력을 기울였다. 지난 1년동안 무려 10억원의 개발비와 30여명의 인력을 투입했으며 20여명의 전문 성우와 중창단까지 동원했다. 오락성 못지않게 영상과 사운드에도 심혈을 기울인 흔적이 역력히 나타나고 있다.
게임 시스템도 최근 게이머들의 선호도를 반영, 100명의 병사를 동원해 전투를 벌일 수 있는 「군단시스템」을 도입했다. 3D 가속보드를 탑재한 PC에서는 진행속도의 쾌감을 한껏 즐길 수 있다.
국산게임의 자존심을 내건 「창세기 3」의 예상 판매량은 약 10만카피. 소비자가격 기준으로 하면 무려 40억원에 이른다. 그동안 쌓아올린 유명세와 「창세기 3」와 대적할만한 게임들이 등장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목표달성에 밝은 전망을 안겨주고 있다.
당초 이달에는 소프트맥스 못지않은 지명도를 가진 손노리와 KRG가 각각 「악튜러스」와 「드로이얀 2」를 출시할 예정이었으나 두 제품 모두 발매일정을 내년으로 미뤘다. 또 미국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의 「디아블로 2」도 내년 봄 출시가 확실시되고 있으며 EA의 간판작품 가운데 하나인 「울티마-승천」은 올해안에 발매가 예상되나 「펜티엄 3」급의 PC 사양을 요구하고 있어 적수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유통업계 일각에서는 『그동안 총판유통을 해왔던 소프트맥스가 자회사인 디지털에이지를 통해 사상 처음으로 직판을 하는 만큼 디지털에이지의 역할이 목표달성에 변수가 될 수도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올해 100만카피가 넘게 판매된 「스타크래프트」를 비롯 국내 PC게임시장을 외산게임이 장악한 가운데 그나마 선전을 해준 「창세기전」시리즈가 5년 연속 금자탑을 이어갈지, 현재까지는 낙관적인 분위기다.
유형오기자 hoyoo @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