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통신업체인 유니텔과 하이텔의 2위 다툼이 점입가경이다.
천리안, 유니텔, 하이텔, 나우누리, 채널아이, 넷츠고 등 6대 통신업체들이 분할 점령하고 있는 올해 국내 PC통신시장은 인터넷 확산에 힘입어 가입자 수가 평균 70% 늘어나고 매출도 평균 40% 늘어나는 등 전체적으로 큰 폭의 상승세를 나타냈다.
올해도 데이콤의 천리안이 210만명의 가입자와 1400억원의 매출실적을 거두며 부동의 수위자리를 지킨 가운데 치열한 2위 다툼을 벌이고 있는 삼성SDS의 유니텔과 한국통신 하이텔이 가입자수와 매출실적을 놓고 묘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유니텔이 지난 16일 가입자와 매출부문에서 모두 하이텔을 제치고 2위 자리를 재탈환했다는 내용이 담긴 99년도 결산자료를 내보낸 다음날 하이텔에서도 서둘러 결산자료를 배포했다.
유니텔은 멀티아이스 서비스 시작과 무선통신업체들과의 잇단 제휴, 전자입시 등 다채로운 이벤트를 벌인 데 힘입어 30만명 이상의 가입자를 추가로 확보, 99년말 현재 187만명의 가입자와 873억원의 매출실적을 거둬 당당히 PC통신업계 2위 자리에 등극했다고 밝혔다.
유니텔은 98년말 가입자수 100만명을 돌파하면서 2위 자리에 잠시 올랐다가 하이텔이 올 상반기 전국 초중고 교사를 대상으로 ID발급 행사를 전개해 단숨에 2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하는 바람에 2위 자리를 내줬으나 결국은 2위 자리를 재탈환하는 데 성공했다고 덧붙였다.
하이텔도 올해 공모를 통해 김일환 대표이사를 영입하고 사명을 변경한 것을 계기로 온라인과 인터넷 부문에 역량을 집중한 결과 전년대비 가입자수와 매출이 크게 늘어 각각 183만명과 637억원의 매출실적을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하이텔은 양사가 내놓은 결산자료만을 놓고 보면 유니텔이 하이텔을 앞지른 것으로 보이지만 유니텔이 발표한 가입자수와 매출실적 자료를 신뢰할 수 없다며 2위 등극을 자랑하는 유니텔측의 주장을 일축했다.
하이텔은 인터넷 대중화 시대를 맞아 한국통신패밀리의 역량을 최대한 활용해 오는 2002년엔 매출 6005억원, 경상이익 615억원을 달성, 국내 최대 인터넷사업자로 거듭나는 것을 목표로 설정했기 때문에 PC통신시장에서의 2위 다툼은 아무 의미가 없다고 역설했다.
어쨌든 유니텔과 하이텔이 3년동안 전개해 온 PC통신시장에서의 2위권 싸움은 올해를 끝으로 막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양사는 내년부터 전자상거래(EC), 포털서비스 등 인터넷 부문에 역량을 쏟아붓고 인터넷 전문업체로 거듭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어 앞으로는 PC통신업체들이 아닌 대형 ISP나 인터넷서비스 업체들과 경쟁을 벌여야 하기 때문이다.
유니텔과 하이텔이 인터넷 사업에 진출해서도 지금처럼 만년 2위 자리를 놓고 자존심 대결을 벌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종윤기자 jy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