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건전화 대책 발표.. 증시 표정

 정부의 코스닥시장 건전화대책 발표로 이날 증시는 장내내 술렁이는 분위기였다. 코스닥 등록 종목 가운데 그동안 재무구조·실적 등과 무관하게 증시분위기에 휩쓸려 동반 상승세를 보였던 일부 종목들이 일제히 추락한 반면 우량기업으로 알려진 종목들은 상승폭이 더욱 커지는 등 희비가 교차됐다. 특히 이번 정부의 대책은 코스닥시장을 기업의 건전한 자금조달창구로 육성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어서 앞으로 코스닥 신규등록을 준비중인 상당수 정보기술(IT) 관련 벤처기업들에도 적지 않은 파급력을 미칠 전망이다.

 ◇증시 표정=코스닥 건전화대책 가운데 등록요건에 미달되는 58개사를 내년 상반기중 퇴출하겠다는 내용은 투자자들에게 가장 민감하게 작용했다. 이에 따라 이날은 무려 53개에 달하는 하한가 종목들이 쏟아졌다. 하한가 종목들 대부분은 IT업종이 아닌 일반기업들이었으나 일부 IT종목들도 하한가대열에 참여했다. 대표적인 종목이 가산전자·유일반도체 등 화의상태인 업체. 가산전자와 유일반도체는 전날보다 각각 1700원, 180원 빠진 1만2500원과 136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통상 강세를 보였던 신규등록 종목 가운데서도 웨스텍코리아는 가격제한폭까지 빠진 9만4000원을 기록, 눈길을 끌었다.

 반면 상한가 66개 종목 가운데는 실적전망이 양호하거나 최근 신규등록된 IT업종들이 많았다. 한국개발투자 등 IT관련 투자사, 대신정보통신·삼우이엠씨·인터링크·아토·한통프리텔·메디다스·비트컴퓨터 등 실적이나 성장성이 우수한 종목, 로커스·다음커뮤니케이션·한아시스템·와이드텔레콤·싸이버텍홀딩스 등 신규등록 종목들이 초강세로 부각됐다. 특히 이들 IT관련주는 그동안 꾸준히 증권가의 추천종목으로 오른 우량주들이어서 정부의 「옥석 가리기」 효과가 벌써부터 나타나는 것 아니냐는 분위기다.

 ◇전망=증시 전문가들은 이번 대책이 단기적으론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는 부작용이 있을지 모르나 코스닥시장의 장기발전을 위해서는 「약」이 된다며 반기고 있다. 동양증권 최용호 연구원은 『정부대책 발표가 알려진 지난 수일동안 코스닥시장의 급락은 단기악재가 소화되는 과정이었다』면서 『시장참여자들은 이번 대책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 같다』고 시장전망을 밝게 봤다.

 그는 또 『앞으로는 실적·성장성을 내세운 종목들과 무차별 동반상승한 종목들의 주가 차별화가 극명하게 드러날 것』으로 내다봤다. 신흥증권 김관수 차장은 특히 인터넷 관련주들의 경우 『실적·성장성이 검증될 것으로 보이는 내년 1·4분기중에 주가차별화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면서 『포털서비스는 회원수, 인터넷정보서비스(ISP)는 인프라 확충정도 등이 기업가치의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