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전자의 비반도체 분야 사업분리 계획이 새삼 업계의 관심거리로 떠올랐다. 현대전자가 사업분리의 선행과제로 내세운 부채비율 축소작업이 거의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현대전자는 최근 2조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 22일까지 납입을 완료할 예정이다. 납입은 순조롭게 진행돼 현대전자는 350%에 이르는 부채비율을 최대한 180%까지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현대전자는 반도체를 제외한 사업을 외자유치 형태로 매각, 분리할 방침이며 이에 앞서 부채비율을 200% 이내로 낮추겠다고 공언했었다. 본격적으로 사업을 분리매각할 때가 온 것이다.
◇부채비율을 낮춘 이유
현대전자가 부채비율을 서둘러 낮춘 것은 일단 정부의 부채비율 축소 압력에 따른 것이나 더욱 유리한 조건에서 외자를 유치하겠다는 전략도 한 이유다.
현대전자가 투자유치 협상을 벌이는 대상은 홍콩에 있는 외국 금융기관들이다. 금융기관을 상대로 유리한 협상을 이끌어내려면 지금과 같은 높은 부채비율은 곤란하다는 것이 현대전자측의 설명이다.
현대전자는 따라서 이번에 유상증자로 부채비율을 대폭 낮췄기 때문에 본격적인 외자유치 협상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전자는 다만 4개 사업의 분리매각을 동시다발적으로 협상하지는 않을 것으로는 보인다. 일정에 얽매여 서두르다가 자칫 헐값에 매각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현대전자는 우선 계약조건이 좋은 사업부터 분리한 후 이를 바탕으로 다음 사업의 분리협상도 유리하게 전개하겠다는 방침이다.
◇사업분리 어떻게 되고 있나
사업분리가 임박한 분야는 LCD사업이다. 세계 LCD시장이 막 활성화되면서 투자가들의 관심이 높기 때문이다.
현대전자는 이미 미국·대만·홍콩업체로 구성한 두세개의 컨소시엄과 LCD사업에 대한 투자유치 협상을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현대전자는 그러나 외자유치 규모나 지분율 등은 아직 미정이며 내년 초에나 확정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현대전자는 잠정적으로 내년 1분기중 LCD사업 합작사를 출범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전자는 LCD사업 분리가 어느 정도 일단락되는 대로 정보통신·전장·모니터사업의 분리를 추진할 계획이다. 그렇지만 아직 이들 사업의 경우 합작사의 경영권을 어느 선까지 유지하는 것이 나은지에 대한 판단도 서지 않은 상태로 일단 시장상황에 맞게 탄력적으로 협상을 전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다만 덩치가 큰 정보통신사업의 경우 사업을 분리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으며 우선 사업규모가 적은 순서대로 협상을 전개할 방침이라고 밝혀 정보통신보다는 전장이나 모니터사업의 분리가 먼저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화수기자 hs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