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특집-IMT2000 국회 전시회> 民意의 전당 통신 대혁명

 꿈의 통신 IMT2000을 미리 보고 싶다면 국회로 가자. 20일부터 22일까지 국회 의원회관 1층에서는 매우 독특한 행사가 열린다. 국리민복은 뒷전으로 한 채 하고한 날 당리당략에 따른 정쟁으로 허송세월, 국민들은 물론 김대중 대통령에게서까지 「정치가 개혁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온 국회에서 최첨단 정보통신, 그것도 인류의 꿈을 실현한다는 IMT2000 전시회가 개최되는 것이다.

 민의의 전당이라는 국회에서 진행되는 이번 전시회는 몇가지 점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우선은 우리 국회에도 다가오는 새로운 밀레니엄을 준비하는 의원들이 어디엔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국민들에게 확인시켜준다는 점이다. 이번 IMT2000 전시회는 정호선 의원을 주축으로 여야 의원들이 참여하고 있는 IMT2000 정책개발위원회가 주최한다.

 IMT2000 정책개발위원회는 국민의 대표기관으로 백년대계가 아닌 천년대계에 해당하는 IMT2000의 현주소와 우리의 나아갈 방향을 집중 점검, 관련 업계는 물론 일반 국민들에게 밀레니엄 선물을 선사한다.

 오는 2002년 월드컵 경기에 맞춰 상용화되는 IMT2000의 기술과 현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전문적인 장이 서는 것도 매우 이례적이다.

 IMT2000은 아직도 전문가들 사이에 개념 논쟁이 끝나지 않을 정도로 최첨단 분야에 속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이 시장에서는 기존의 시장 질서나 업계 판도는 아무런 의미를 갖지 못한다. 누구도 개척하지 못한 처녀지라는 점에서 전세계 모든 기업에 열린 공간이다.

 기존 유무선통신 시장에서의 열등생이 새 밀레니엄에는 최우등생으로 변신할 수도 있다.

 시장 규모만 따져도 엄청나다. 오는 2005년까지 단말기와 시스템 장비 시장만 약 650억달러가 예상된다. 내수의 경우 사업자당 1조원에서 1조5000억원의 초기 투자비가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3∼4개 국내 사업자가 선정된다고 보면 5조원 시장은 가볍게 창출된다.

 물론 이 액수가 모두 단말기와 장비에 소요되는 것은 아니지만 업계로서는 놓칠 수 없는 시장이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이뿐인가. 이미 세계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국내 업계(사업자 포함)는 IMT2000에서도 시장 지배력을 유지해야 한다. 업계는 이를 자신하고 있다.

 한국의 삼성전자나 LG정보통신이 루슨트·에릭슨·노키아·모토롤러를 제칠 수도 있고 유무선사업자들이 NTT도코모나 BT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도 있다.

 IMT2000은 단말기나 장비를 생산하는 대기업보다 오히려 부품을 생산하는 중소기업에 더큰 「기회의 땅」이다. 기술력 하나만 가지고서도 일약 세계적 기업으로 발돋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국내 주요 부품업체는 모조리 IMT2000용 부품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번 전시회는 이같은 성격으로 한국의 내로라 하는 정보통신기업이 총출동한다. 저마다 자신들의 기술 개발 성과와 사업능력을 과시하며 현장에서 심판받겠다고 벼르고 있다.

 출품 업체 명단만 봐도 이는 확연이 드러난다. 세계 CDMA 시장의 양대산맥인 삼성전자와 LG정보통신이 야심차게 추진해왔던 각종 IMT2000 시스템을 선보인다.

 한국통신·데이콤·한국통신프리텔·SK텔레콤 등 한국을 대표하는 종합통신사업자와 CDMA서비스 세계 랭킹 1, 2위 사업자가 기술 역량을 총결집, IMT2000의 가능성을 선보인다.

 단암전자통신·레이콤시스템·에이스전자기술·액팀스·텔레메틱·마이크로텍·성미전자·흥창 등 정보통신 부품업계의 기라성 같은 전문기업도 가세한다.

 전시업체의 면면이 화려하다 보니 이번 전시회에는 한마디로 IMT2000의 A에서 Z까지를 총망라한 제품이 출품됐다. 레이저 광중계기, 기지국 모뎀, 3경로 광송수신장치, 무선기지국 감시장치, W­CDMA 모뎀 ASIC칩, 각종 단말장치 등 국내 IMT2000 개발 현장을 고스란히 옮겨놓았다고 할 정도다.

 IMT2000은 산업적 차원에서도 중요하지만 사회·문화적 시각에서 접근해도 그 파장을 가늠하기 어려울 만큼 큰 영향력을 갖고 있다.

 이통 단말기로 음성, 영상 전화는 물론 인터넷을 통한 뱅킹, 주식거래, 공연 티켓 예매 등 활용도가 무궁무진하다. 이런 특성은 우리 사회의 패러다임을 디지털 문화로 바꿀 것이고 그 속도 또한 예상보다 훨씬 빠를 것이다.

 국회가 앞장서 미래를 미리 들여다보고 이를 준비하는 이번 전시회는 이래저래 주목받을 수밖에 없다. 국내 IMT2000 관련 솔루션을 망라하는 이번 전시회는 관련 전문가는 물론 일반 국민들도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국회로 가면 미래가 보인다.

이택기자 ety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