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목적 실용위성인 아리랑1호가 성공적으로 발사됨에 따라 우리나라도 위성 자력개발 시대에 접어들었다.
저궤도위성인 아리랑1호는 정부가 위성 제작기술 확보라는 목표 아래 지난 94년부터 약 2241억원을 투입, 추진해온 야심작으로 국내 연구진의 손으로 주요 위성제작 기술의 80%를 국산화했다는 점에서 향후 본격화될 통신·방송 위성은 물론이고 지구관측을 위한 실용위성 독자개발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특히 이번 발사성공으로 본격 지구관측위성인 아리랑2호는 물론 우주센터건립 등 21세기 우주개발사업 전망이 한층 밝아지고 새천년을 맞는 국민들에게도 희망을 가져다주게 됐다.
중량 470㎏(235×134×690㎝)의 아리랑1호가 발사 한달 후부터 보내올 자료는 환경감시, 어장 및 수역관리, 교통, 지구관측, 지도제작 등 말 그대로 우리 실생활에 폭넓게 활용할 수 있다.
실용급 위성제작기술의 확보는 특히 경제적 파급효과는 물론 국가안보에 결정적으로 기여할 것으로 보여 국가의 위상을 높여줄 전망이다.
한반도 관측을 통해 정밀지도를 제작할 수 있고 국토개발, 해상관측 및 해양오염 관측 등 가시적인 경제효과 이외에도 앞으로 수요가 본격화될 저궤도 위성을 독자개발할 수 있는 기반을 갖췄다는 점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아리랑1호의 보험을 대행하고 있는 보험사는 경제적 가치를 4400만달러로 책정했으나 전문가들은 우리 기술로 자체 제작할 경우 위성 1기당 약 3000만달러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위성 수명이 대부분 3년이므로 이 주기로 계속 발사한다고 가정할 경우 자체 기술력 확보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경제적 의미가 있다.
이와 함께 위성산업 자체가 기계·전자·정보통신 등 타산업에 엄청난 기술파급효과를 미친다는 점에서 이제 초보단계인 국내 우주관련산업을 활성화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남북한 대치상황에서 지구관측이 가능한 위성을 확보했다는 점은 경제적인 효과 이외에도 외교·안보측면에서 또다른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과기부는 이번 아리랑1호 발사성공을 계기로 내년부터 4년 동안 총 2282억원을 투입, 해상도 1m급의 아리랑2호를 오는 2003년 발사할 예정이다.
해상도 1m 위성은 미국이 최근 발사에 성공한 아이코노스 위성이 대표적이며 현재 이 위성에서 보내오는 영상자료를 이용하려면 1000만∼2000만달러의 사용료를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다.
전세계 위성시장은 660억달러 규모로 매년 21% 이상 신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향후 통신수요 급증으로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우주에는 우리나라 위성 7개를 비롯해 미국·유럽·러시아 등 선진 5개국에 의해 발사된 5000여개의 위성이 떠돌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향후 10년 동안 1700여기의 위성이 추가로 발사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아리랑1호 발사가 수차례 연기되는 등 우여곡절을 보인 것에서 나타났듯이 발사장을 조기에 독자적으로 확보하지 못하면 우주개발은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반덴버그공군기지(미국)=정창훈기자 ch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