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AMD가 알파칩/애슬론 지원 알파프로세서 칩세트(카스피안)의 공동개발에 협력하는 것은 「동병상련」의 입장이기 때문이다. 두 회사는 차세대 마이크로 프로세서 개발에 사력을 다하고 있으나 칩세트의 개발 미비로 두 회사 모두 난관에 맞닥뜨렸다.
삼성전자는 알파칩뿐만 아니라 칩세트도 독자적으로 개발해야 함으로써 시간도 많이 걸리고 투자부담도 크다. AMD는 인텔의 칩세트 기술 미공개로 인해 칩세트 기술의 확보가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더욱이 기술발달로 CPU와 칩세트를 하나로 합치는 원칩화 추세는 날로 뚜렷해지고 있다. 칩 설계기술은 물론 칩세트 설계기술도 확보해야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것이다.
하루라도 빨리 알파칩시장에 진입하려는 삼성전자와, 인텔의 우산에서 벗어나려는 AMD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카스피안」 개발에 대한 협력으로 이어진 것이다.
두 회사는 그러나 공동개발이 제휴로 비춰지는 것을 원치 않는 표정이다. 두 회사 모두 인텔에 대한 의존도가 아직 높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제휴선인 컴팩의 눈치도 봐야 하는 입장이다.
컴팩은 삼성전자나 AMD나 상관없이 자사의 알파칩 기술특허를 기꺼이 제공하겠다는 방침이나 경쟁 서버업체들이 AMD의 칩을 사용해 경쟁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임에도 불구, 삼성전자와 AMD는 일단 이번 칩세트 공동개발을 계기로 상호협력을 확대할 것이라는 점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이번 협력으로 AMD는 일단 대형 서버에 대한 칩세트 기술 확보를 한껏 기대하고 있다. AMD는 알파칩과도 호환가능한 「카스피안」에 기반한 애슬론 칩의 개발으로 판로를 더욱 다양화할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도 칩세트 개발에 소요되는 시간과 물적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으며 제휴선인 컴팩 밖으로 공급처를 다변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AMD의 협력은 삼성전자와 API가 보유한 칩세트 기술에 AMD의 데이터 호환기술을 접목하는 쪽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두 회사는 특히 공동개발의 효과로 공급가격을 대폭 낮춤으로써 인텔과 본격적으로 경쟁할 수 있는 역량을 쌓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텔이라는 거대한 적이 경쟁관계인 삼성전자와 AMD를 서로 가깝게 만들고 있다.
신화수기자 hs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