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엔 여성들이 실리콘밸리 혁명을 주도합시다. 정보기술(IT)업계를 바꿔놓을 신기술, 신제품을 우리 손으로 개발하는 겁니다.』
여성과기술협회(IWT) 설립자 겸 이사인 애니타 보그(50)가 세계의 여성 엔지니어들에게 보내는 밀레니엄 메시지다. 제록스 팰러앨토연구소(PARC)의 수석연구원이기도 한 그는 IT업계 여성들의 정신적인 지주다.
보그는 여성들이 첨단기술분야에서 성공할 수 있도록 든든한 후원자 역할을 맡아왔다. 지난 87년 그가 설립한 「시스터스」는 IT업계 여성들을 위한 최초의 온라인 커뮤니티. 오늘날 세계 25개국 2500명의 여성회원들이 시스터스의 네트워크에 접속, 고민을 하소연하고 해결책을 논의한다. 94년에는 IT관련 기술콘퍼런스 「Grace Hopper Celebration」을 창설하기도 했다.
보그는 일리노이주 시카고 출신. 뉴욕주립대에서 박사학위를 마친 후 뉴저지의 벤처업체를 시작으로 독일의 닉스도르프 컴퓨터, 디지털 이퀴프먼트를 거쳐 97년 제록스로 옮겼다.
그는 전형적인 아웃도어형 여성이다. 등산과 하이킹, 산악자전거, 정원가꾸기, 그리고 경비행기 조종이 취미다. IWT의 발전기금 모집에도 앞장서, 얼마 전엔 HP의 칼리 피오리나 회장으로부터 200만달러를 받아내기도 했다. 애니타 보그의 리더십 아래서 많은 젊은 여성들이 실리콘밸리 미래혁명의 주인공을 꿈꾸고 있다.
이선기기자 sk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