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칩까지 모두 국내기술로 만든 전자·정보통신 제품을 보고 싶습니다. 이번에 개발한 32비트 확장명령어구조(EISC) 마이크로컨트롤러는 그 시작을 알리는 서곡입니다.』
새로운 컴퓨팅 아키텍처인 EISC와 칩을 개발, 복합명령어구조(CISC)와 축약명령어구조(RISC)에 도전장을 낸 아시아디자인 권기홍 사장은 『정보통신·디지털가전 제품에 사용하는 핵심칩은 모두 외산』이라며 『이를 모두 국산 칩으로 대체하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아시아디자인이 최근 개발에 성공한 EISC 칩은, 정확히 말하자면 마이크로컨트롤러에 해당한다. 현재 암(ARM)이나 밉스(MIPS) 등 해외업체들이 세계시장을 주름잡는 제품이다.
PC 등에 사용하는 마이크로프로세서보다 한단계 아래로 인식되는 마이크로컨트롤러 개발이 의미를 갖는 것은 「국내기업이 세계 처음으로 독자적인 컴퓨팅 아키텍처를 만들었다」는 상징성 때문이다. 지속적인 연구개발에 나설 경우 새로운 아키텍처의 마이크로프로세서까지도 만들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권 사장은 『현재 국내업체들은 막대한 로열티를 지불하고 외산칩을 사용하고 있다』며 『EISC를 통해 마이크로프로세서까지 국내에서 개발할 경우 업체들은 막대한 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EISC가 CISC·RISC보다 데이터 처리능력이 뛰어난데다 업체들은 지금처럼 많은 로열티를 지불할 필요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최근 대기업의 한 연구소가 이 제품의 가능성을 인정했다. LG전자 종합기술원 시스템IC센터는 이달 초 아시아디자인과 EISC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LG전자는 이 EISC 칩을 통해 디지털TV 등 각종 정보가전제품을 생산할 계획이다.
권 사장은 『LG전자 외에도 여러곳에서 협력의사를 타진해오고 있다』며 『국내의 모든 정보통신·디지털가전업체들이 EISC 칩을 제품에 채택할 수 있도록 기술개발에 매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일주기자 forextra@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