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강기 3사, 기계실 없는 엘리베이터 시장 "치열한 각축전"

 「기계실 없는 엘리베이터시장을 잡아라.」

 연간 1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 기계실 없는 엘리베이터시장을 놓고 엘리베이터의 빅3사 사이에 쫓고 쫓기는 혈투가 벌어질 전망이다.

 이는 현대엘리베이터·동양에레베이터·LG오티스엘리베이터 등 엘리베이터 3사 모두가 한결같이 내년 국내 엘리베이터업계의 최대 이슈는 기계실 없는 엘리베이터가 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계실 없는 엘리베이터공법은 건물의 별도 공간에 엘리베이터를 구동·제어하는 기계들을 설치하기 때문에 건축·설비비용은 물론 건물공간을 줄일 수 있고 공사기간도 단축할 수 있는 장점을 지닌 새로운 엘리베이터 설치공법.

 여기에 이 공법을 이용할 경우 건축법상의 제약이 적을 뿐더러 동일한 높이에 1개 층을 더 만들 수 있는 등 건축물의 외관을 더욱 미려하게 설계할 수 있는 이점도 지니고 있다.

 이외에 승강로의 위치를 자유롭게 배치할 수 있어 건물의 신축·교체공사의 경우에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

 이같은 장점으로 기계실 없는 승강기는 미국·일본·유럽 등 선진국에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내년부터 국내에서도 기계실 없는 엘리베이터시장이 본격 형성될 것』이라고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전망하면서 『내년 국내 승강기 전체시장 6500억원 가운데 중·저속제품이 차지하는 2000억원 중 절반정도는 기계실 없는 제품이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처럼 기계실 없는 엘리베이터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되자 국내 엘리베이터업체들은 연말을 기점으로 신제품을 출시, 본격적인 마케팅에 들어섰다.

 이미 현대엘리베이터가 제품을 선보였으며 동양에레베이터·LG오티스엘리베이터도 내년 초 기계실 없는 엘리베이터를 출시, 이 시장에 가세한다는 전략을 수립해 놓고 있어 기계실 없는 엘리베이터시장을 둘러싼 3사의 주도권 싸움은 불을 뿜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우선 지난 9월 국내업계 최초로 제품(모델명 스페이스 세이버)을 출시한 현대엘리베이터(대표 백영문)는 신규수주와 모더니제이션 부문으로 시장을 이분화해 이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현대는 나아가 일본시장의 교두보 차원에서 최근 수출한 제품이 호평을 받았다고 판단, 일본은 물론 유럽·미국 등지의 해외시장도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특히 현대는 해외건설 프로젝트에 국내 건설회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동반 진출함으로써 입찰단계부터 기계실 없는 엘리베이터를 설치하는 것으로 기획해 제안서를 제출하는 방법을 활용하기로 했다.

 동양에레베이터(대표 금병호)는 내년 초 기계실 없는 제품을 내놓고 국내시장에서 본격적인 영업에 착수한다는 것. 이 회사는 기계실 없는 제품의 특색을 강화, 옥상 외에 중간부·지하실 등에 기계실을 놓는 등 경쟁사 제품과의 차별화로 대응하기로 했다. 특히 모터의 국산화를 통해 제품의 단가를 낮춰 경쟁사 제품에 맞서는 한편 중국·동남아시아·중동 등 기존 해외시장에서 기계실 없는 제품의 판매비중을 늘릴 계획이다.

 LG오티스엘리베이터도 내년 초 인력구성을 완료하는 대로 LG산전제품의 마케팅 전략을 이어받아 영업을 추진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는 기계실 공간과 균형추의 행정거리를 절반으로 줄였고 건물사정에 따라 권상기를 자유롭게 배치할 수 있도록 한 자사제품이 건물주들에게 호평받을 것으로 보고 우선 이들을 대상으로 영업에 나서기로 했다.



허의원기자 ewheo @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