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특강> 전자공간을 활용한 사이버연구소

황보열

◇85년 2월 성균관대 행정학과 졸

◇87년 8월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행정학 석사

◇99년 2월 한국과학기술원 경영정보공학 박사

◇87년 12월∼90년 11월 포항제철 근무

◇90년 12월∼99년 KIST과학기술정책관리연구소 선임연구원

◇99년 3월∼현재 동양대학교 행정정보학부 교수

 최근 들어 인터넷 사용자들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민간기업을 중심으로 한 전자상거래가 지구촌으로 확산됨에 따라 인터넷의 전자공간에 대한 인식이 새로워지고 있다.

 인터넷은 정치·행정·경제·사회적으로 이미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으며 효율성과 효과성이 입증되어 모든 분야에서 인터넷을 활용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인터넷은 전세계적인 네트워크로 구성되어 세계 어느 곳이든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용이하게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다. 정보 선진국에서는 이미 인터넷의 효용을 인식하고 과학기술과 연구개발 활동에 활용하고 있다.

 인터넷은 과거 미국의 국방망으로 출발하여 연구전산망 단계에서 기술적 안정성을 확립하였고 이를 바탕으로 상업망으로 발전하였다. 그러나 최근 인터넷은 다시 과학기술을 위한 연구전산망에 초점을 두기 시작하였다.

 연구개발에서는 대용량의 정보가 빠른 속도로 전달되는 것이 필수적이다. 따라서 미국과 유럽 및 일본에서는 인터넷의 속도와 용량을 개선시켜 연구개발에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향후 인터넷을 통한 과학기술과 연구개발 정보의 유통은 활발하게 추진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민간기업을 중심으로 폭발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전자상거래는 향후 과학기술 컨설팅과 같은 기술집약형 콘텐츠의 유통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대용량의 과학기술과 연구개발 콘텐츠가 빠른 속도로 이동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주요 선진국들은 과학기술혁신을 위한 하부구조 구축에 주력하고 있다.

 예를 들면 vBNS(very­high speed Backbone Network Service)는 미국 연구소와 대학 등 100 여개 기관에 고성능 서비스 체제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NGI(Next Generation Internet)는 미 연방 정부주도로 차세대 인터넷 프로젝트로 추진되고 있다. 인터넷은 과학기술과 원격교육에 활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수요와 공급을 연계시키는 효율적인 매체가 전자공간임을 감안하여 그림 1과 같이 사이버 연구소 기본 모델을 도출했다.

 여기서 과학기술 혁신의 주체는 과학기술자와 같은 과학기술 공급자 뿐만 아니라 산업체를 비롯한 과학기술 소비자가 포함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공급자의 측면에서는 데이터베이스와 모델, 수요자 측면에서는 시장 인터페이스가 주요 구성 요소임을 알 수 있다.

 즉 데이터베이스와 모델은 공급자의 지식을 체계화하는데 기여하며 시장 인터페이스는 과학기술과 연구개발 소비자가 전문지식을 받아들이는 창구 역할을 하기 때문에 사용의 편이성을 고려해야 한다. 웹브라우저가 전세계적으로 확산된 배경에는 소비자가 사용하기 쉽다는 점이 작용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시장 인터페이스는 혁신에서 새롭게 부각되는 중요한 사항이다.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는 정보기술을 크게 구분하면 미디어 기술과 모델에 필요한 기술이다. 사용자에게 정보 전달 속도를 개선하는 네트워크 기술과 과학기술 정보 사용자에게 기존 문자위주 정보 제공에서 다양한 정보 전달 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는 멀티미디어 처리 기술은 미디어에 필요한 기술이다.

 한편 모델을 위한 기술의 관련 데이터베이스 설계는 전자공간의 특징에 맞게 이루어져야 한다. 정보기술의 발전 속도는 매우 빠르기 때문에 과학기술 정보유통시스템이 정보기술의 발전에 적응할 수 있는 유용성(Flexibility)과 동태성(Dynamics)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자공간 기반의 사이버 연구소 모델은 이 때문에 다음과 같은 장점을 지니게 된다.

 우선 과학기술과 연구개발을 수행하는 공급자들의 관계가 개선된다. 과학기술 정보원에 대한 접근이 용이하기 때문에 콘텐츠 소재지의 신속한 파악이 가능하다.

 또한 과학기술 정보원인 전문가와 전자공간상에서 직접 접촉을 통한 상호작용이 강화되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과학기술 콘텐츠를 생성할 수 있다. 결국 과학기술 정보 공급자들의 관계에서 신속하고 유연한 체제를 갖추고 과학기술 콘텐츠에 대한 신뢰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새로운 기회가 주어지게 된다.

 과학기술과 연구개발 수요자와의 관계가 개선되는 것도 중요한 특징이다. 전자공간에서 인터넷은 연구개발의 시제품(Prototype)을 사용자에게 유통시켜 그 반응을 알아 볼 수 있으며 이것은 연구개발과정에서 사용자를 참여시킬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과학기술 정보유통의 수요자들은 전자공간 상에서 토론과 의견 제시를 통해 정보를 요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과학기술 정보를 만들어 가는데 기여할 수 있다.

 기존에 정보수요자는 과학기술 정보유통의 서비스를 받으면 되지만 새로운 모형에서는 정보의 소비와 함께 정보를 제공하는 적극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이것은 산업체에 대한 요구 정보를 생성할 수 있기 때문에 과학기술과 경제의 연계 고리를 형성할 수 있다.

 과학기술과 연구개발 수행에서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효율적인 작업도 가능해진다. 과학기술과 연구개발 콘텐츠를 생성하는 과정은 일반적으로 정보의 수집·가공·유통이라고 할 수 있다.

 과학기술과 연구개발 콘텐츠를 만드는 과정이 시간과 공간을 극복할 수 있기 때문에 세계의 어느 곳이든지 작업 시간의 구애를 받지 않고 정보의 수집, 가공 및 유통을 할 수 있다.

 여기서 과학기술 콘텐츠를 만들어 가는 과정에 참여하는 주체들 사이에 지리적 기반이 아닌 네트워크로 의사 소통과 자료 교환의 기회가 주어지기 때문에 콘텐츠를 생성하는 과정이 효율적으로 진행된다.

 사이버연구소가 이러한 장점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현재 연구소에 비해 여러가지 새로운 조건이 요구된다.

 우선 원격공동연구가 이뤄져야 한다. 산·학·연 보유정보 및 연구 자원의 공유를 통하여 연구분야의 성과 및 결과에 대해 연구원들의 상호작용을 활성화할 수 있다. 즉 국내외 원거리 연구개발 체제 및 24시간 연구개발 체제가 가능하다. 또한 고가장비의 중복투자 방지를 위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인터넷의 특징인 실시간적인 요구사항에 즉각 대처해야 한다. 과학기술과 연구개발의 공급자와 수요자의 상호작용이 가능함에 따라 전자공간에서 수요자는 공급자의 시제품을 사용하고 평가정보를 제공함으로써 공급자와 수요자가 함께 혁신 활동을 수행한다.

 전자공간에서 기술시장을 구축해 운영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과학기술과 연구개발 컨설팅과 같은 콘텐츠 제공을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어렵게 인식되었던 과학기술에 대한 일반 국민의 친밀성이 높아가고 과학기술 및 연구개발에 대한 일반 국민이 직접 아이디어를 제공함으로써 과학기술의 국민 생활화에 기여할 수 있어야 하는 것도 사이버 연구소의 주요 과제다.

 전자공간에서 이루어지는 혁신의 특징은 자원의 공유, 협동, 상호작용의 강화, 소비자 참여로 요약할 수 있다. 전자공간상의 혁신은 국가과학기술의 발전과 경제발전을 연계시켜 주는 중요한 개념이다.

 그러나 인터넷의 활용은 폭발적인 증가와 전자공간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국가과학기술혁신을 위한 전자공간의 활용에 관한 정책과 제도적 장치가 우리 나라에서는 전무한 실정이다.

 국가 과학기술 혁신을 위해 인터넷 기반의 전자공간의 활용에 관해 범부처적으로 논의되어야 하지만 실제 전자공간에 관한 입법추진과정(전자상거래기본법)에서 과학기술분야는 제외되어 있는 실정이다.

 사이버 연구개발활동을 활성화하기 위한 정책 방향을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 본고의 결론으로 갈음하고자 한다.

 첫째, 과학기술혁신을 위한 사이버연구소 구축에 관한 계획 및 법규 제정이 마련되어야 한다.

 전자공간 활용 영향평가 및 제도 개선책이 수립되어야 한다. 제도 개선책의 하나로 과학기술활동과 연구개발활동에서 전자근무제도 도입 등도 고려될 수 있다.

 둘째, 사이버연구소가 입주할 수 있는 가상 연구단지를 구축하여야 한다.

 물리적 공간이 필요하지 않고 전자공간에서 활동할 수 있는 연구조직 설립을 위한 제도 개선이 이루어져야 하며 사이버연구소가 활동할 수 있는 전용 정보서비스공급자(ISP:Internet Service Provider)의 설립이 필요하다.

 셋째, 과학기술혁신을 위한 전자공간 테스트베드(Test beds) 구축이 필요하다.

 과학기술혁신에서 대표적인 분야를 선정하여 국내 또는 국제 공동 테스트 베드를 구축하여 실험을 통해 효과성 검증을 할 수 있도록 한다.

 넷째, 기술혁신을 위한 사이버연구소 표준화 프로토콜 제정이 필요하다.

 국가 과학기술혁신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전자공간의 표준화 프로토콜을 마련하여 인터넷 기반 혁신활동에 참여하는 주체들이 시스템을 구축할 때 준거할 수 있는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즉 사이버연구소를 위한 시스템 개발에서는 민간은 정부가 제시한 표준화 프로토콜에 입각하여 자율경쟁체제를 구축하도록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