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미국의 세계적 이동전화단말기 업체인 모토롤러가 한국기업에 투자하기 시작했다.
팬택과 어필텔레콤에 각각 20%와 51%씩의 지분을 투자해, OEM방식으로 공급받으면서 내수와 수출시장에 대한 공략을 시작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LG정보통신·현대전자·(주)한화 중심으로 형성되어 왔던 내수시장은 대혼전 양상을 보이기 시작했다. 모토롤러의 한국시장 진출로 그처럼 커다란 여파가 내수시장을 흔들 것이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모토롤러의 국내 OEM공급사들은 하반기에 들어서면서 영업을 본격화, 부동의 1위를 유지하면서 시장점유율 1위(50%내외)를 보인 삼성과 LG정보통신(20%내외)에 이어 3위(16%내외)로 떠올랐다. 이는 절대적 시장의 2인자였던 LG정보통신의 입지를 위협하면서 자동적으로 현대전자와 한화의 위상을 흔들었다.
이 같은 상황은 2, 3, 4위 업체의 특별한 영업전략이 따라주지 않는 한 내년에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팬택과 텔슨전자 등이 내수시장 공략을 강화할 계획이고 모토롤러의 인지도는 국산제품에 비해 디자인과 사용자편의성에서 고객의 호기심을 끌기에 충분하기 때문이다.
관련업계의 내년도 영업전략은 효율적이고도 강력한 방식으로 고객의 호기심을 자극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기존에 단순한 음성만을 전달하는 기능에 그친 제품을 위주로 공급해 온 삼성전자·LG정보통신·한화·현대전자 등이 최근 잇따라 인터넷단말기·스마트폰 등을 내놓으면서 내년 시장에 대응하기 시작했다.
그 동안 무선호출기로 성장해왔던 중소그룹인 세원텔레콤·와이드텔레콤·스탠더드텔레콤 등도 내수시장에 본격적으로 가세할 전망이어서 시장경쟁은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혼전이 예고된다.
올해 총 1400만대 규모가 팔릴 것으로 전망되는 내수시장은 지난해에 비해 약 40% 가까이 성장했다.
내년 성장세를 이와 비슷한 규모로 보고 있는 이들업체가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 시장에서 어떤 새로운 영업양상을 보일 것인지가 벌써부터 관련업계 안팎의 비상한 주목을 끌고 있다.
이재구기자 jk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