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3차원 공간 임대.매매.. 사이버 부동산 시장 "꿈틀"

 인터넷상의 3차원 공간을 임대, 매매하는 사이버 부동산시장이 떠오르고 있다.

 사이버부동산은 현실세계의 부동산과 달리 인터넷상에서 구현된 3차원 입체공간 점유권을 뜻하는 말로서 최근 국내에서 가상부동산을 거래한 사례가 발생함에 따라 앞으로 「고정적인 자산」을 뜻하는 부동산의 개념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사이버부동산은 가상공간에 구축된 도시로 실질 매출이 발생하는 사이버 점포 및 가상전시관 등 다양한 전자상거래 모델을 창출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다다월드(대표 신유진)는 지난달부터 3차원 가상도시인 「신시(www.dadaworlds.com)」내부의 공간점유권을 임대하는 가상부동산사업을 시작했다.

 16㎢ 규모로 설계된 「신시」의 가상부동산은 현재 평당 10만원선에서 거래되고 있으며 이미 삼성증권, 외환카드 등 외부업체가 입주계약을 마친 상태다.

 특히 삼성증권은 다음달말까지 1000평 규모의 「신시」지점을 오픈한다는 계획아래 삼성증권 마포지점의 내부구조를 그대로 본뜬 사이버지점 설계도까지 다다월드에 제공한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끌고 있다.

 또 외환카드는 200평 규모의 「신시」지점을, 사이버엑스포는 삼성동 COEX를 그대로 재현한 사이버전시장을 내년 1월 중으로 구축할 계획이다. 이밖에 맞춤CD전문점, 생선가게, 액세서리가게 등이 속속 입주하면서 가상도시인 「신시」내에 3차원 쇼핑거리가 생겨나고 있다.

 다다월드는 네티즌이 가상도시에 들어올 경우 각 상점의 사이버점원과 물건값을 흥정하는 등 실질적인 경제활동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가상도시의 지역점유권에도 당연히 자산가치를 부여해야 하며 신문지상을 통해 「신시」상가 분양광고도 게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엣드림(대표 이우석)은 최근 서울 삼성동거리를 3차원 가상공간에 재현한 웹사이트(www.at-dream.com)를 오픈했다.

 이 회사는 독자적인 가상도시를 만드는 대신 실제로 존재하는 부동산을 사이버공간에 재현함으로써 현실세계와 연동하는 가상부동산시장을 추진하고 있다.

 이 회사는 내년 상반기 중으로 수도권과 주요 대도시를 권역별로 세분화한 가상도시를 만들고 지역주민들에게 가상부동산을 분양할 계획이다.

 엣드림의 한 관계자는 『인터넷상에서 그 지역주민에게 친숙한 생활공간이 재현될 경우 지역커뮤니티 형성에 유리한 점이 많다』며 『가상부동산 개념을 알리기 위해 일반인도 간단하게 가상공간을 꾸밀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내년 2월 중으로 배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현실세계의 경제활동이 가상공간으로 옮겨짐에 따라 인터넷상의 공간점유권에도 물권개념이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으나 아직 가상부동산의 법적인 개념조차도 정의된 바 없어 제도적인 대비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한국부동산경제연구소 정광영 소장은 『앞으로 2, 3년 안에 부동산시장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이원화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가상부동산의 거래시점이나 지상권 범위 등 새로운 환경에 대응하는 상법개정을 서두르지 않으면 머지않아 가상공간 점유권과 관련한 소송이 사회문제로 대두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