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보그린시스템 PC재활용 사업, 중고PC 없어 "발동동"

 『장애인단체나 고아원·재활원 등 정보통신 인프라가 취약한 곳에서는 중고 PC에 대한 수요가 여전히 많지만 수거 물량이 모자라 제때에 공급해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중고PC 업체인 삼보그린시스템(대표 권순택)은 요즘 새로운 문제에 직면했다. 중고 PC 수요는 많은데 공급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 회사는 한국정보문화센터가 주관하고 있는 「중고PC 재활용 사업」 가운데 중고PC 수집 및 수리업무를 맡은 업체로 지난 97년 10월부터 중고PC 사업을 해오고 있다.

 지난해에는 2000여대를 수리한데 이어 올해는 3000여대를 수거해 70% 정도는 이미 「쓸 만한 PC」로 개선을 마친 상태다. 수리된 PC는 전량 정보문화센터 주관으로 전국의 장애인단체나 고아원·재활원 등지에 보내진다.

 이미 중고PC 시장에서조차 보기 힘든 386PC나 486PC를 수리하기 위해서는 여러 대의 PC를 해체해 부품을 확보해야 하는 것도 어려움이지만 대당 몇만원의 낮은 수리비용으로 온갖 먼지를 뒤집어 쓰고 묵묵히 일한다는 것도 만만찮은 일이다. 이 때문에 이 회사는 정규 직원을 최소한으로 유지하고 아르바이트생을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요즘 들어서는 중고PC 구하기가 어려워 그나마도 간신히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기업체나 관공서 등지에서 PC를 대량으로 업그레이드 하면서 구형 386이나 486급 PC를 이 회사에 무료로 기증했지만 올 들어서는 상황이 달라졌다.

 특히 486급 PC를 처분하려는 기업체의 경우, 중고PC가 아직 시장에서 거래되는 점을 감안해 「거래」를 원하면서 상대적으로 중고PC 구하기가 어려워진 것이다.

 이 회사의 권순택 사장은 『정부의 한정된 예산에 따라 정부기관이나 학교 등에서 기증받는 것이 대부분이고 그나마도 펜티엄급은 1%도 채 안된다』며 『단체 뿐만 아니라 개인들의 중고PC 기증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권 사장은 중고PC 재활용 사업의 걸림돌로 소프트웨어 공급 문제를 들었다. 중고PC의 주된 활용분야인 워드프로세서는 한컴측의 협조로 「한글96」을 기증 받았지만 윈도는 여전히 제품이 본래 가지고 있던 「3.1」버전이다.

 마이크로소프트에 이미 철 지난 「윈도95」를 사용할 수 있도록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하지만 이처럼 어려운 가운데서도 권 사장은 해외에서까지 중고PC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권 사장은 『해외에서 중고PC를 확보한 뒤 필리핀 등지에서 재가공하고 이를 무역회사와 공동으로 동남아 국가에 무료로 기증할 경우 무역실무를 보다 쉽게 할 수 있다』며 『해외에서 중고PC 수집방법을 협의중』이라고 밝혔다. 중고PC 기증 문의 (02)3660-2574

박영하기자 yh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