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주력 수출품목인 반도체와 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 LCD)분야에서 일본과 대만업체들이 공동전선을 구축하고 나서 이 분야 선두주자인 한국업체와의 한판대결을 예고하고 있다.
일본과 대만업체들은 올들어 반도체와 TFT LCD시장의 호황을 타고 아성을 더욱 공고히 하는 한국업체와의 격차를 좁히기 위해 「윈윈전략」 차원에서 기술 및 생산제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에 맞서 삼성전자·현대전자·LG필립스LCD 등 국내업체들은 거세지는 일본과 대만업체들의 추격을 뿌리치기 위해 설비증설, 미국·유럽업체들과의 전략적 제휴를 확대하는 한편 가격경쟁력 제고 및 제품차별화 등의 대응전략을 서둘러 마련중이다.
일본 히타치와 대만의 유나이티드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UMC)는 오는 2001년 양산을 목표로 700억엔을 투입해 차세대 반도체 공정인 300㎜(12인치) 웨이퍼사업에서 합작키로 했다.
또 일본 후지쯔는 대만의 신흥 메모리반도체 업체인 WSMC와 D램 제조공정기술을 제공하는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내년도 주력사업인 고속메모리(FC램)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대만업체에 일부 물량을 위탁생산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중이다. 도시바의 경우 대만의 윈본드·DSC 등과 위탁생산계약을 체결해 내년부터 플래시메모리의 생산을 확대할 방침이다.
TFT LCD분야의 경우 대만의 6개 업체가 모두 일본업체와 제휴해 한국업체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일본 샤프는 최근 대만의 퀀타와 지분참여 및 TFT LCD 생산협력 계약을 체결해 오는 2001년부터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며, 도시바는 한스타와 기술 및 생산협력 관계를 맺고 내년부터 양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후지쯔는 대만의 치메이사와 기술이전 및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 지난 10월부터 양산에 들어갔으며 일본IBM도 대만 에이서그룹의 자회사인 ADT와 제휴해 생산에 들어갔다. 미쓰비시는 대만의 CPT와 제휴해 지난 6월부터 TFT LCD를 생산하기 시작했으며 마쓰시타도 유니팩과 협력중이다.
국내 반도체 및 TFT LCD업계 관계자들은 『일본과 대만업체들이 한국업체를 따라잡기 위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투자를 확대할 것으로 예상돼 설비증설에 나선 국내업체들과 치열한 판매경쟁을 벌이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일본과 대만업체들의 제휴에 적절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화수기자 hs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