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창업투자회사 및 창업투자조합 설립이 크게 활기를 띠면서 벤처기업의 투자 재원으로 활용 가능한 벤처캐피털이 사상 처음으로 3조원을 돌파했다. 이에따라 벤처기업의 자금조달(펀딩)이 보다 용이해져 국내 벤처산업이 2000년대를 맞아 본격적인 도약기에 접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29일 중소기업청과 벤처캐피털업계에 따르면 정부의 적극적인 벤처붐 조성과 코스닥시장 활성화로 창투사 및 투자조합 결성이 크게 늘어나 총 벤처투자 재원이 정부재정을 포함해 97년 1조8215억원, 98년 2조1879억원에서 이달 현재 3조1362억원으로 급증했다.
창투사의 경우 미래 벤처투자에 대한 기대수익률이 높아지면서 올해 총 26개가 신설, 중기청 인가 기준으로 창투사 수가 총 94개로 늘어났다.
납입자본금도 지난해(1265억원 증가)에 비해 3배 가까운 3267억원이 늘어났다. 이로써 전체 창투사 자본금 누계는 1조3355억원으로 대폭 증가했다.
경기회복세가 가시화되고 창투조합에 대한 소득공제가 20%에서 30%로 확대돼 개인 등 일반투자자 중심의 벤처투자조합 결성도 눈에 띄게 늘어났다. 올해 투자조합은 지난해보다 95% 늘어난 총 76개, 4478억원 규모가 새로 결성됐다.
전체 투자조합 결성금액도 코리아벤처펀드(KVF) 1000억원을 포함해 1조2241억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섰다.
이와함께 개인·법인 등 일반투자자들의 창투조합 출자가 두드러졌다. 개인출자자의 경우 지난해 296명, 530억원에서 올해는 2239명, 1178억원으로 급증했으며 일반법인출자자도 117개, 2282억원에서 193개, 2933억원으로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창업 및 진흥기금, 지방행정 공제기금, 과학기술진흥기금, 정보화 촉진기금, 공무원연금 등 공공기금과 대구시 등 지방자치단체의 창업투자조합 출자도 크게 늘어나 지난해까지 총 5개 기금, 874억원에서 8개 기금, 1684억원으로 급증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시중에 유동자금이 풍부하고 벤처투자에 대한 인식이 크게 바뀌어 내년에는 창투사 설립 및 투자조합 결성이 더욱 늘어나 전체 벤처투자 재원이 최소한 4조원은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며 『특히 창투사들이 최근 외자도입을 통한 대형 펀드 결성을 적극 추진, 당분간 벤처캐피털 공급량은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창투사의 자본금, 창업투자조합 등과 함께 벤처투자 재원으로 분류되는 정부 재정 융자금은 이달 현재 잔액이 4766억원에 달해 지난해 같은 기간(2313억원)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난 상태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