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인터넷 방송시대 (하)

 내년에는 캐티즌으로 불리는 인터넷방송 시청자를 확보하려는 경쟁이 그 어느때보다도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캐티즌을 많이 확보한 인터넷방송국이 21세기 인터넷비즈니스 시장을 장악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한국정보문화센터가 최근 인터넷을 통해 7754명의 네티즌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88.4%가 인터넷방송을 시청하겠다고 대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절대다수가 인터넷방송을 접한 기간이 6개월도 채 안됐지만 앞으로는 인터넷방송을 꼭 시청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특히 응답자의 40% 정도가 기존 공중파 방송 시간대에 인터넷 방송을 주로 시청한다고 답해 공중파 방송과 인터넷방송간의 열띤 시청자 확보 경쟁을 예고했다. KBS, MBC, SBS 등 공중파 방송 3사를 비롯해 케이블TV업체, 언론사, PC통신업체, 대기업들이 인터넷사업에 뛰어들면서 인터넷방송국을 속속 설립하거나 이를 적극 추진하고 있는 것도 결국은 캐티즌을 얼마나 확보했는지 여부가 인터넷사업의 성패와 직결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1세기엔 인터넷방송이 선택사양이 아닌 필수사양으로 자리잡으면서 내년에만 500개 이상의 크고 작은 인터넷방송국이 등장, 그야말로 춘추전국시대에 돌입할 전망이다.

 따라서 인터넷방송국들이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독특한 아이디어와 콘텐츠로 승부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는 자본에선 열세를 면치 못하는 중소 규모의 전문 인터넷방송국들이 특히 귀담아 들어야 할 대목이다. 물론 자본규모에 상관없이 일상적인 콘텐츠를 제공하는 방송국은 이내 도태될 것이다.

 예컨대 인터넷방송국인 네오무비(www.neomovie.com)가 캐티즌의 참여로 영화의 결말이 결정되는 인터액티브 영화인 「열한권의 일기장」 등을 제작한 것이나 캐스트서비스(www.castservice.com)가 「그라우엔의 새장」이라는 일본 드라마를 상영키로 한 것도 차별화한 콘텐츠 확보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앞으로는 특화된 콘텐츠 확보를 위해 세계 인터넷 방송국간의 콘텐츠 교류가 활발하게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인터넷방송이 21세기 영향력있는 뉴미디어로 자리잡기 위해선 선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않다. 이 가운데서도 가장 시급한 것이 바로 통신 인프라 확충이다. 현재 대다수 캐티즌들이 모뎀을 통해 인터넷에 접속하는 것을 감안할 때 인터넷방송을 통해 생중계되는 특정 이벤트를 일반 모뎀 사용자들이 실시간으로 시청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캐티즌은 현재의 인터넷 방송과 관련해 전송속도, 화질과 음질, 화면크기 순으로 큰 불만을 갖고 있기 때문에 통신 인프라 확충을 통한 서비스 개선이 절실한 상황이다.

 인터넷방송에 관한 법, 제도가 아직까지 정비되지 않은 것도 문제다. 통합방송법에 인터넷방송을 주문형비디오나 전광판방송처럼 유사방송 범주에 넣자는 의견도 있지만 현재 방송법은 별도의 규정을 두지 않은 채 인터넷방송사업자를 「방송」이 아닌 「부가서비스」의 일종으로 분류하고 있다. 따라서 인터넷방송이 뉴미디어로 정착하려면 관련제도 정비와 규제 완화가 무엇보다도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인터넷방송의 저작권문제도 해결돼야 할 현안 중 하나다. 인터넷방송물은 저장이나 녹화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방송과는 엄밀하게 다른 형식의 멀티미디어 콘텐츠다. 따라서 지금의 높은 저작권료는 부당하다는 게 업계의 입장이다. 현재 저작권협회와 문제해결 방안을 모색중인 한국인터넷방송협회측은 『저작권자들은 인터넷방송을 홍보매체로 적극 활용해야 할 것』이라며 인터넷시대에 걸맞은 홍보전략을 제시했다.

김종윤기자 jy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