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올해의 10대 뉴스> 현대.LG "반도체 빅딜" 매머드 업체 탄생

 20세기의 끝자락에 매달린 올 한해 전자·정보통신업계 화두는 뭐니뭐니해도 구조조정이었다. 김대중 대통령 체제는 IMF라는 암울한 터널을 탈출하기 위해 강력한 로켓엔진에 불을 지폈으며 재계가 이에 호응한 결과다. 이로 인해 국내 굴지의 그룹이 재편되고 전자·정보통신업계의 지도는 다시 그려져야 했다. 나라안에서는 이동전화 가입자 수가 유선전화 가입자 수를 압도한 것을 비롯, 인터넷 붐은 거의 모든 업체들을 「인터넷 해바라기」로 만들었다. 또 수많은 벤처그룹이 탄생했고 투자가들은 두려움 없는 베팅으로 화답했다. 나라밖에서는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가 반독점 판정이라는 화살을 피할 수 없었으며 일본 NTT가 분할되고 미국과 유럽 등 유수의 통신사업자들이 인수합병(M &A) 열풍에 휩싸이는 등 굵직굵직한 사건들이 한해를 기록했다.

 현대전자와 LG반도체의 「반도체 빅딜」은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 반도체산업의 최대 관심사이기도 했다. 반도체 빅딜은 마이크론의 TI 반도체 부문 인수, NEC와 히타치의 D램사업 협력 등과 맞먹는 올해 최대사건으로 기록될 만하다.

 현대전자는 1년 가까운 진통끝에 LG반도체를 흡수·통합했으며 D램 반도체시장 1위인 삼성전자와 견줄만한 메모리업체로 급부상했다. 삼성-현대-LG의 3사체제는 10여년만에 막을 내리고 빅2체제로 바뀌었으며 우리나라는 세계 1위와 2위의 반도체업체를 보유한 메모리 강국으로 거듭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