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의 끝자락에 매달린 올 한해 전자·정보통신업계 화두는 뭐니뭐니해도 구조조정이었다. 김대중 대통령 체제는 IMF라는 암울한 터널을 탈출하기 위해 강력한 로켓엔진에 불을 지폈으며 재계가 이에 호응한 결과다. 이로 인해 국내 굴지의 그룹이 재편되고 전자·정보통신업계의 지도는 다시 그려져야 했다. 나라안에서는 이동전화 가입자 수가 유선전화 가입자 수를 압도한 것을 비롯, 인터넷 붐은 거의 모든 업체들을 「인터넷 해바라기」로 만들었다. 또 수많은 벤처그룹이 탄생했고 투자가들은 두려움 없는 베팅으로 화답했다. 나라밖에서는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가 반독점 판정이라는 화살을 피할 수 없었으며 일본 NTT가 분할되고 미국과 유럽 등 유수의 통신사업자들이 인수합병(M &A) 열풍에 휩싸이는 등 굵직굵직한 사건들이 한해를 기록했다.
소프트웨어 제국 마이크로소프트(MS)에 99년은 시련의 한해에 다름아니었다. 미 연방법원이 11월 5일(현지시각) MS가 컴퓨터 운용체계(OS)시장에서의 독점적 지위를 이용, 시장경쟁을 저해했다며 「MS의 독점사실을 인정」하는 판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이 판정은 사실관계를 밝히는 예비판결의 의미를 지니는데, 이에 따라 앞으로 MS는 운신의 폭이 한층 좁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한편, 분할 등의 강력한 제재를 가하려는 사법부 등과 타협도 모색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