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의 끝자락에 매달린 올 한해 전자·정보통신업계 화두는 뭐니뭐니해도 구조조정이었다. 김대중 대통령 체제는 IMF라는 암울한 터널을 탈출하기 위해 강력한 로켓엔진에 불을 지폈으며 재계가 이에 호응한 결과다. 이로 인해 국내 굴지의 그룹이 재편되고 전자·정보통신업계의 지도는 다시 그려져야 했다. 나라안에서는 이동전화 가입자 수가 유선전화 가입자 수를 압도한 것을 비롯, 인터넷 붐은 거의 모든 업체들을 「인터넷 해바라기」로 만들었다. 또 수많은 벤처그룹이 탄생했고 투자가들은 두려움 없는 베팅으로 화답했다. 나라밖에서는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가 반독점 판정이라는 화살을 피할 수 없었으며 일본 NTT가 분할되고 미국과 유럽 등 유수의 통신사업자들이 인수합병(M &A) 열풍에 휩싸이는 등 굵직굵직한 사건들이 한해를 기록했다.
올 세계 가전시장은 디지털AV기기가 성장세를 주도하며 디지털로 이행이 가속화하는 양상을 뚜렷이 나타냈다. 그 선봉장은 디지털다기능디스크(DVD)플레이어, 미니디스크(MD)오디오, 디지털캠코더 등으로 모두 지난해 대비 1.5∼2배의 높은 신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DVD플레이어시장은 지난해(250만대)의 3배 이상이나 되는 700만대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또 이들 디지털AV기기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DVD플레이어의 경우 북미지역으로, MD오디오와 디지털캠코더는 일본으로 수요가 집중되는 시장구도였으나 올해는 아시아 등으로 수요가 다변화하는 양상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