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의 끝자락에 매달린 올 한해 전자·정보통신업계 화두는 뭐니뭐니해도 구조조정이었다. 김대중 대통령 체제는 IMF라는 암울한 터널을 탈출하기 위해 강력한 로켓엔진에 불을 지폈으며 재계가 이에 호응한 결과다. 이로 인해 국내 굴지의 그룹이 재편되고 전자·정보통신업계의 지도는 다시 그려져야 했다. 나라안에서는 이동전화 가입자 수가 유선전화 가입자 수를 압도한 것을 비롯, 인터넷 붐은 거의 모든 업체들을 「인터넷 해바라기」로 만들었다. 또 수많은 벤처그룹이 탄생했고 투자가들은 두려움 없는 베팅으로 화답했다. 나라밖에서는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가 반독점 판정이라는 화살을 피할 수 없었으며 일본 NTT가 분할되고 미국과 유럽 등 유수의 통신사업자들이 인수합병(M &A) 열풍에 휩싸이는 등 굵직굵직한 사건들이 한해를 기록했다.
공개 소프트웨어인 리눅스 운용체계(OS)를 보급하는 리눅스업체들이 최근 잇따라 나스닥 상장과 함께 주가가 불과 몇주 사이에 수십배에서 수백배까지 치솟는 등 괴력을 발휘하면서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 진영을 견제할 수 있는 대안으로 떠올랐다.
레드햇이 지난 8월 첫 테이프를 끊은 데 이어 코발트네트웍스·리눅스원·엔도버넷·VA리눅스시스템스 등도 모두 올해 나스닥에 상장됐다. 실리콘밸리의 전문가들은 지금까지 전자상거래업체들에 대한 투자열기가 리눅스로 옮겨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