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中서 CDMA 서비스 의미

 한국의 CDMA기술이 마침내 만리장성을 넘었다.

 삼성전자가 중국 최초의 CDMA 이동통신 상용서비스용 시스템 구축업체로 선정돼 뉴밀레니엄과 함께 시작되는 중국내 CDMA서비스의 개막 테이프를 끊었다.

 이번 쾌거는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CDMA 종주국으로 자처해 온 우리나라가 세계적인 통신거인인 루슨트·모토롤러·노텔 등 쟁쟁한 명성의 기업들을 제치고 중국 시장에 처음 진출했다는 데 의미를 지닌다. 또한 향후 국내 기업의 중국진출을 가속화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도 뜻깊다.

 국내 업체들이 중국 이동통신 시장의 문을 두드리게 된 시점은 지금부터 4년 전인 지난 9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동안 GSM(Global System for Mobile Telecommunications)방식만을 고집해 온 중국 정부는 기존 서비스만으로 늘어나는 이동통신 가입자를 수용할 수 없다는 판단아래 통신 현대화사업 검토에 들어갔다. 이 당시 채택키로 한 시스템이 GSM에 비해 가입자 용량이 클 뿐만 아니라 통화품질 및 보안성이 우수한 CDMA방식 이동통신서비스였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는 중국내 핵심 서비스 지역 4개시를 선정해 지역별로 외국 업체의 장비를 도입, 구축하면서 시범서비스를 통해 가장 우수한 장비를 선정해 상용서비스를 실시한다는 구상을 밝혔다. 이때 4개 시범사업 서비스 대상지역에 참여했던 기업이 미국의 모토롤러와 루슨트, 캐나다의 노텔 그리고 한국의 삼성전자였다.

 이 결과 삼성전자는 상해시 시범서비스 결과 가장 우수한 시스템 성능을 인정받아 중국내 최초의 상용CDMA서비스 사업자로 선정됐다.

 이 회사의 중국진출 의미는 결국 중국 정부가 시범서비스 시작 이후 3년간이나 끌어오던 본격 상용화 서비스를 처음으로 이끌어냈다는 점으로 요약된다.

 오는 2000년 1월 1일 뉴밀레니엄의 벽두부터 실시되는 잠재거인 중국 대륙의 CDMA 서비스사업 지원에 첫발을 내디딘 삼성전자는 이번 호재를 바탕으로 확실한 중국진출 기반을 닦은 것으로 평가된다.

 삼성전자의 시스템을 채택해 본격적인 중국내 CDMA 이동전화서비스를 실시키로 한 세기이동통신유한공사는 이전에 군부에서 주관·운영하던 업체인 장성공사를 인수한 기업이다. 북경지역과 천진을 둘러싸고 공업이 발달한 하북성을 1차로 상용서비스 대상지로 정해 이번에 서비스를 결정한 것이다.

 삼성의 중국진출 의미를 요약하자면 향후 중국 이동통신 시장의 대변혁기에 최초의 신규 시스템공급자로 선정돼 기술력을 인정받은 점과 함께 부수성과로 국내 업체의 중국 이동통신 시장진출을 가속화할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이다.

 가히 국내 업체들의 대 중국 진출을 위한 신호탄을 쏘아올렸다고 평가할 만하다.

 사실 13억 인구의 중국에서 최초의 CDMA서비스를 이끌어냈다는 것은 중국 이동통신 시장의 변혁을 예고하는 대사건이다.

 당초 CDMA서비스 실시를 준비한 중국 정부의 동기가 GSM 및 아날로그 포화상황을 탈피하는 데 있었던 만큼 향후 삼성전자를 비롯한 국내 업체의 중국내 CDMA 관련 입지는 더욱 확고해질 전망이다.

 특히 한국 업체가 중국내 이동통신의 대변혁의 실마리를 찾아냈다는 점은 향후 국내 업체들의 중국 진출을 가속화하는 청신호로 보여진다. 중국의 CDMA 상용화서비스 실시로 인해 세계 CDMA기술 종주국인 한국 기업의 중국 진출이 급진전될 것이다.

 중국 전역으로 CDMA 시장이 급속히 확대되고 있는 만큼 한국산 CDMA시스템 수출의 증대효과와 함께 추가 유지보수 등 부수적인 사업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삼성전자의 경우 하북지역에서 2억 달러 이상의 후속사업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등 중국내 시스템 공급의 최대 호기를 마련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의 역사적 중국진출은 국내 이동통신산업 부문에서도 커다란 의미를 갖는다. 삼성전자 측은 『지난 5월부터 상해시 및 하북시 대상의 시범서비스 과정에서 국산 단말기를 부분적으로 공급해 온 결과 중국 고객의 좋은 반응을 얻은 만큼 내년에 3억 달러에 이를 이 시장에서 국산 단말기의 수출증대가 기대되고 있다』며 수출확대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한마디로 전세계 시장에서 한국의 CDMA기술력의 위상을 확인시켜 준 쾌거로 평가받을 만하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이재구기자 jk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