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첫 "Y2K실전" 맞는 뉴질랜드 현재 분위기

 ○…뉴질랜드 정부는 Y2K 문제 발생 예상일을 앞두고 만일에 있을지 모르는 전세계 해커들의 침입에 가장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뉴질랜드는 지구상에서 해돋이를 처음 맞는 곳이면서 동시에 Y2K 문제도 가장 먼저 일어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에 전세계 Y2K 문제의 「시금석」이 되는 곳. 이에 따라 뉴질랜드 정부측은 오래 전부터 Y2K 문제가 발생하면 실시간으로 전세계에 상황을 타전하는 Y2K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해왔다.

 「전투준비」를 마치고 전세계에서 처음으로 Y2K 문제에 대한 「실전」에 임하는 뉴질랜드로서는 해커의 침입으로 인해 그동안 쌓아온 공이 일시에 무너질 것을 염려하고 있다.

 실제로 뉴질랜드 정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해커들에게도 이번 기회는 천년에 한번 오는 기회기 때문에 어떤 돌발사태가 빚어질지 모른다』며 『대비는 충분히 한 만큼 지금 시점에서 가장 우려되는 것이 바로 만에 하나 있을지 모르는 해커들의 침입』이라고 말했다.

 만약 해커가 뉴질랜드의 Y2K 모니터링 시스템에 침투해 다른 나라들로 전해지는 정보를 왜곡하기라도 하면 전세계적인 무질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점이 최대 골칫거리로 등장한 것이다.

 뉴질랜드의 「Y2K대책위원회」는 31일 자정부터 1일 새벽까지 홈페이지에 실시간으로 Y2K 진행상황을 올리는 동시에 미국 워싱턴에 있는 「국제Y2K협력센터」로 그때그때 새로운 결과들을 보내도록 돼 있다.

 현지 언론인 「뉴질랜드 헤럴드」에 따르면 뉴질랜드 Y2K대책위원회는 31일부터 해커의 공격에 대한 방어팀을 별도로 가동할 계획이다.

 대책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절체절명의 순간에 무용지물이 되라고 지금까지 우리가 여기에 이만큼 많은 돈을 쏟아부은 것은 아니다』며 『현재까지는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표시하고 있다.

 한편 워싱턴의 국제 협력센터는 『뉴질랜드에서 Y2K와 관련한 어떤 사태가 일어나더라도 다른 나라들이 크게 동요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충고하고 있다.

 ○…뉴질랜드 정부가 대국민 Y2K 홍보를 위해 기발한 아이디어를 동원, 화제를 모으고 있다. 뉴질랜드 정부는 Y2K 홍보 마스코트로 바퀴벌레를 선정, 일반 국민들을 상대로 TV 광고까지 실시. 하필 가장 혐오스러운 곤충 가운데 하나인 바퀴벌레를 Y2K 홍보 마스코트로 선정한 이유는 『인류와 지구의 모든 재난, 재앙을 이겨내고 수천년 동안 살아남은 벌레』라는 것이라고.

 ○…새해 첫 해돋이를 감상할 수 있는 뉴질랜드 북부 기즈번시에는 30일 현재 시민 수(3만명)의 3배 가까이 되는 약 8만명의 관광객들이 전세계에서 몰려들었다.

 여기에는 CNN, BBC 등 해외 언론과 KBS, MBC, SBS 등 국내 방송사, 신문사 취재진도 포함돼 새 천년 맞이 취재 준비에 박차. 특히 국내 방송 3사는 역사적인 뉴밀레니엄 장면을 31일 밤 무궁화 3호 위성을 통해 국내에 생중계할 예정이다.

 ○…기즈번시가 주최하는 밀레니엄 행사는 시청 앞 로슨필드 광장 시계탑에서 시작한다.

 취재진의 눈길을 끄는 것은 시계탑 바로 아래 타이태닉호가 침몰하는 모습을 대형 모형으로 장식해놓은 것.

 기즈번시의 행사 관계자들은 『20세기 최대의 재앙인 타이태닉호와 같은 비극이 뉴 밀레니엄에서는 완전히 사라지길 바라는 마음에서 기획했다』고 말했다.

 기즈번(뉴질랜드)=이택기자 ety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