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엄 새해 특집> 인터넷.디지털 "如意珠" 물었다

 국내 전자산업은 올들어 성장의 맥박이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는 구조조정이 완료되면서 국내 전자업계의 대외 경쟁력이 강화됐고,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지역의 경기회복 등 대내외적인 여건이 호전됐기 때문이다. 특히 정보통신과 컴퓨터산업은 아시아 및 중남미의 CDMA 상용서비스 확대와 인터넷 및 이동 멀티미디어 확산, IMT2000 및 개인휴대단말기 등 고속이동단말기 수요급증으로 그 어느 때보다 안정적인 성장이 기대된다. 올해 전자산업 생산은 작년대비 10.0% 증가한 86조원, 수출은 18.7% 늘어난 611억달러에 이르며, 내수도 국내경기 회복과 주요 가전제품의 특소세 폐지, 시장개방에 따른 수입증가 등으로 지난해보다 11.9% 증가한 60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그러나 가전산업의 경우 외산 가전제품 유입증가와 유통시장에서의 가격경쟁력 심화 등 대내외적인 변화로 시장이 IMF이전 수준으로 회복되지는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시장에서도 중국 등 그동안 선진국 생산기지 역할을 해왔던 개발도상국의 세계시장 공략이 본격화함에 따라 국산 제품과의 가격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가전기기 판매가격은 TV와 VCR 등 AV가전기기의 경우 10%이상 하락하고 냉장고와 에어컨 등 백색 가전제품도 소폭 하락할 전망이다. 또한 백색 가전업체의 전략적 제휴가 가속되고 디지털 가전을 선도하기 위한 브랜드 파워 구축경쟁이 한층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 인터넷이 급속히 확산되면서 본격적인 전자거래 시대가 도래, 가전산업의 비즈니스 프로세스에도 일대 변혁이 일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경쟁체제 및 디지털 시대로 본격 진입하는 올해가 국내 가전산업계에는 「위기의 시대」이기도 하지만 아직 진정한 강자가 출현하지 않은 디지털시대의 새로운 리더로 올라설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특히 지난해 말 일부 가전제품에 대한 특소세가 폐지됨에 따라 올해 가전산업 관련 매출은 4.2%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수입선다변화제도 폐지에 따라 일본업체가 적극적으로 시장공략에 나서는 등 호재와 악재가 중첩되어 있다.

 통신산업의 경우 올해 디지털 통합, 인터넷 혁명, 이동 멀티미디어, 세계시장 개방 등 네가지가 가장 큰 화두로 떠오를 전망이다.

 디지털통합에서는 모든 콘텐츠의 디지털화가 급진전되면서 통신과 컴퓨터, 엔터테인먼트 장비와 서비스 융합, 복합화가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여 전통적인 전자정보통신기기 분류체계의 경계가 허물어질 것이다.

 이동 멀티미디어는 시간적, 공간적 제약을 넘어선 움직이는 통신개념으로 인간생활 전반을 뒤흔들어 놓을 것으로 보여 그에 따른 무선데이터서비스 요구가 크게 늘어날 것이다.

 세계시장 개방은 올해도 통신산업의 주요 화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전세계 표준기술이 속속 마련되고 있으며 소비자들의 공개표준 채택에 대한 압력도 거세질 것이다. 따라서 전통적 절대강자의 개념이 사라지면서 전방위 경쟁과 M&A가 더욱 활발해질 것이다.

 컴퓨터산업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인터넷 활용의 확산에 따른 저가 PC시장과 이동 컴퓨팅시장의 성장이 예상되며 프리PC 등장 등 새로운 마케팅 전략 등장에 따른 PC업계의 경쟁구도도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인터넷 확산은 PC시장 기반을 확대하는 기폭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한국인터넷정보센터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월평균 인터넷 이용자는 500만명 수준이며 올해 10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최근 개인휴대단말기를 중심으로 급부상하는 이동컴퓨팅은 기존 이동컴퓨팅시장을 선도해온 HPC와 함께 국내시장 기반을 크게 넓힐 것으로 기대된다.

 또 국내 PC업계에 불어닥치고 있는 프리PC 열풍과 사이버쇼핑몰을 통한 제품판매 등 새로운 개념의 마케팅 기법도 크게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부품산업은 지난해부터 시장이 형성된 MP3플레이어 등 DVD 관련기기들이 대량 보급되고 차세대 이동전화기로 부각되고 있는 IMT2000단말기 및 개인휴대단말기 등 고속인터넷 단말기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 관련부품시장도 동반 상승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인터넷 및 이동통신단말기에 장착되는 액정표시장치(LCD), 표면탄성파(SAW)필터를 비롯해 전압제어발진기(VCO), 온도보상형발진기(TCXO), 빌드업기판, 반도체패키지(CSP)기판, 무선 안테나, 센서 등 RF부품시장이 고성장을 구가할 전망이다.

 또 적층세라믹칩콘덴서(MLCC), 칩저항기, 소형 정밀모터, 전원공급장치(SMPS) 등은 10∼20% 성장세를 지속하고 전해콘덴서, 편향코일(DY), 수평출력트랜스(FBT), 튜너, 스피커 등 일반 범용 전자부품류는 한자릿수의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산업은 올해 삼성전자와 현대전자·NEC·마이크론테크놀로지 등 4사체제가 공고해지면서 나머지 후발업체들은 시장에서 퇴출되거나 위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업체들의 기술경쟁도 심화될 것으로 보이는데 특히 윈텔진영과 비윈텔진영간의 대결구도가 갈수록 치열해져 업체마다 전문화·수평분업화 체제가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IMT2000을 시작으로 통신시장이 변혁되고 새로운 애플리케이션이 창출되면서 반도체 수요도 급증할 전망이다.

 이밖에 메모리 분야에서는 더블데이터레이트싱크로너스D램(DDR SD램)과 같은 차세대 고속메모리가, 비메모리분야에서는 복합반도체(MML) 등이 각광받을 것이다.

 이러한 변화 요인 아래 메인프레임과 PC수요로 발전한 반도체 시장을 이제 전자상거래와 네트워크가 주도할 전망이다. 다양한 네트워크사업과 유무선의 새로운 네트워크기기 등장으로 반도체 수요가 급증할 것이다.

 특히 인터넷과 이동통신의 급속한 확산으로 개인휴대단말기, 휴대형PC, 디지털TV, 세트톱박스, 디지털카메라, CDMA 등의 분야에서 반도체 신시장이 열릴 것으로 관측된다.

D램 공급구조는 빅4체제를 중심으로 재편되며 파운드리사업으로 바뀌어갈 것으로 보인다. 수급상황은 지난해부터 시작된 공급 차질이 올해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플래시메모리시장은 디지털화 및 이미지화의 급진전으로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며 디지털카메라, 세트톱박스, 셀룰러폰 등이 전체 시장의 75%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S램시장은 이동전화시장의 확대로 수요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 기존 S램 수요는 감소할 것으로 보이나 그 감소분을 연평균 10%이상 성장할 네트워크 수요가 대신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메모리시장은 오는 2003년까지 15%의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되며 신가전과 통신기기가 이를 주도할 것이다.

 전자산업진흥회 박재인 상무는 『IMF를 슬기롭게 극복한 전자산업은 올해 빠른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가전산업을 제외한 나머지 산업은 IMF이전의 상태로 회복되고 일부 산업은 추가성장도 기대되고 있어 새로운 도약기를 맞을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