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유통시장은 시장개방과 정보화의 진전 등으로 그 어느때보다 많은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지난해 수입선다변화 해제에 따른 일본 가전업체들의 시장공략이 올해부터 본격화하고 특소세 폐지에 따른 시장확대와 할인·양판점 증가에 따른 유통점 재편, 1가구 1PC 시대 도래 등 악재와 호재가 뒤섞여 결과를 쉽게 예측할 수 없을 정도다.
지난해 말 단행된 특소세 폐지로 올해 가전산업 매출은 지난해보다 4.2%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수입선다변화제도 해제에 따라 일본업체들이 적극적으로 시장공략에 나설 것으로 보여 가전시장도 낙관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수입선다변화 폐지로 지난해 하반기에는 수입가전제품의 품목이 큰 폭으로 늘어났다. 품목이 확대되면서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일본 가전제품을 중심으로 수요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데 올해는 이같은 추세가 한층 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는 가전유통 채널이 어느 때보다 다양하게 변화될 전망이다. 외국의 유명 유통업체들이 전국을 대상으로 대형 할인점을 대거 개설하고 소형 양판점들도 본격적인 영업활동에 들어가 기존 대리점과의 고객 쟁탈전이 뜨겁게 벌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신유통점과 대리점의 싸움은 작년까지만 해도 할인·양판점의 대공세에 밀려 대리점이 위축되는 양상으로 전개됐으나 올해부터는 대리점들이 본격적인 반격에 나서 한치의 양보도 없는 치열한 싸움이 예상된다.
대리점들이 서로 연계해 매장을 대형화하거나 처음부터 매장을 크게 만드는 등 대리점들의 규모가 확대되고 있으며 지역고객을 고정 고객으로 만들기 위한 적극적인 서비스전략을 구사, 상대적으로 고객서비스에 취약한 할인·양판점에 대항한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PC 유통업계는 지난해 「뜨거운 감자」였던 인터넷PC가 시장의 주역으로 자리를 잡으면서 대기업과 인터넷PC를 중심으로 한 중견기업의 2강 구도로 굳어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올해 PC 유통업계는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어느 해보다 더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내수시장을 11개 인터넷PC 공급업자들이 장악할 것으로 보여 결국 조립PC업계나 인터넷PC를 취급하지 않는 일선 대리점들은 또 한번 위기를 맞을 공산이 크다는 얘기다.
이와 함께 새로 업그레이드된 고급형 인터넷PC는 지난해 출시됐던 저급형 인터넷PC와는 달리 시장 지배력을 더할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내다보고 있다. 소비자들이 요구하는 사양을 대부분 만족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인터넷PC의 호조에 힘입어 내수부문에서의 수요는 지난해보다 15∼20% 증가할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주변기기나 부품 유통업계 역시 PC수요 증가세를 타고 10% 안팎의 성장이 예상된다. 하지만 PC수요 대부분이 대기업이나 인터넷PC를 공급하는 중견기업체에 몰릴 것으로 예상돼 용산이나 테크노마트 등 일선 부품·주변기기 유통업계의 채산성은 지난해보다 크게 개선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이와 함께 올해는 인터넷을 통한 마케팅과 맞춤PC 판매도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맞춤PC의 경우 미국의 델컴퓨터가 대대적으로 성공을 거두면서 국내 PC제조업체들도 앞다투어 이 방식을 도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이동전화시장은 네트워크 단말기와 이를 적절히 사용할 수 있는 청소년층 중심으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이미 본격적인 청소년층 잡기에 나선 이동전화사업자들도 올해 이후 한층 더 치열한 신세대 가입자 유치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이미 2000만 가입자를 훌쩍 넘어 급속한 가입자 증가세는 없을 것으로 보이나 신형 단말기 출시와 서비스 향상 등으로 대체 수요가 늘어나면서 시장 경기는 전반적으로 안정세를 보일 전망이다.
국내 소프트웨어 유통업계는 지난해 사상 유례 없는 호황기를 맞았다. 정부부처와 산하기관 가릴 것 없이 검찰의 서릿발 같은 단속이 계속되면서 엄청난 수요가 촉발됐기 때문이다. 이를 계기로 소비자들의 정품 소프트웨어에 대한 인식이 확산됐으며 올해도 단속이 지속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전망돼 올해 소프트웨어 유통시장은 지난해에 비해 정품구매비율이 한층 높아지면서 매출 확대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전자상가들은 지난해 말 특소세 파동이 진정됨에 따라 특소세 호재를 안고 출발해 매출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각 상가는 올해 초부터 상권활성화를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는데 특히 올해 이후 전자상가의 이미지를 밝고 투명하게 가져간다는 방침아래 대대적인 상가 정리작업과 카드사용을 활성화하는 방안 마련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말 도입된 전자상가통용 신용카드도 향후 전자상가 이미지 개선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생활전자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