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상거래 시장의 주도권을 둘러싼 경쟁은 단순히 컴퓨터 제품을 판매하는 데 끝나지 않고 오히려 웹사이트 디자인 및 컨설팅, 웹 호스팅에 이르기까지 거의 전방위적으로 이루어질 전망이다. 또 IT기업 자신들의 경영에 인터넷 개념을 도입하는 경쟁도 새해에 더욱 달아오를 것으로 보인다.
새해에는 우선 컴퓨터 하드웨어 분야에서 델컴퓨터와 선마이크로시스템스가 다른 경쟁업체들을 멀찌감치 따돌리고 독주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소프트웨어 시장에서도 마이크로소프트의 독주가 당분간 계속될 것이 분명한 가운데 브로드비전 등 몇몇 벤처기업들이 선전하는 양상을 띨 전망이다.
웹사이트를 개발하는 「E서비스」 분야에서는 IBM의 강세가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 IBM은 우선 이와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직원만 1만3000여명에 달하고 이를 통해 새해에 약 30억달러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또 휴렛패커드(HP), 인텔, EDS 등 주요 IT업체들이 대부분 눈독을 들이고 있기 때문에 그 어느 분야보다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고 있다.
또 이 분야의 벤처기업으로는 「사이언트앤드랜트」가 의외로 선전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비해 회사를 통째로 전자상거래 회사로 개조해주는 「E엔지니어링」 분야는 상대적으로 경쟁이 덜한 편이다. 오라클과 SAP, IBM 등 「3강」이 솔루션 시장을 비슷한 비율로 나눠 갖고 물류와 컨설팅 시장에서 페더럴익스프레스와 엔더슨컨설팅이 각각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전자상거래 시스템을 대신 운영해주는 「E아웃소싱」 분야에서는 EDS와 IBM의 「2강」 체제가 뚜렷한 가운데 인텔, 엑소더스 등이 추격하고 있는 양상을 보일 전망이다.
또 미래의 경쟁력을 점칠 수 있는 기술투자 측면에서는 IBM이 새해 총 투자예산의 절반에 해당하는 25억달러를 전자상거래 관련 기술개발에 쏟아 붓는 데 이어 MS, 시스코, 인텔 등도 각각 올해 전자상거래 기술개발 및 관련 회사를 인수·합병하는 예산으로 수십억달러를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IT관련 업체들의 정보화 정도를 나타내는 「디지털 지수」는 지난해 델과 시스코, 인텔 등이 가장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 뒤를 IBM, HP, 선마이크로시스템스 등이 쫓고 있으며 메이저 컴퓨터 회사 가운데 유독 컴팩이 「디지털」 경쟁에 낙오한 회사로 평가를 받았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