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업계 "인력가뭄" 언제까지…

 대망의 2000년을 맞아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정보기술(IT) 관련 벤처기업들의 올해 최대의 현안은 「인력난」을 어떻게 극복하느냐다.

 지난해부터 많은 IT업체들이 우수 인력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으나 사정이 여의치 못한 상황이다. 이같은 현상은 IMF 구제금융 이후 국내에 불어닥친 벤처기업 창업열풍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초까지만 해도 명예퇴직자나 미취업 대학생들이 주로 벤처기업을 설립했으나 최근에는 창업투자전문회사 등 막강한 자본력을 갖춘 기업들이 코스닥시장 등록을 목표로 체계적인 조직을 갖춘 벤처기업을 설립하고 있어 분야별 전문가 수요가 급증한 것.

 특히 올해나 2001년초 코스닥시장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는 벤처기업들은 제품개발에 필요한 개발자들뿐만 아니라 재무회계, 기업홍보, 마케팅, 영업, 주주관리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을 확보하기 위해 헤드헌터 전문업체에 인재영입을 의뢰하거나 금융기관·대기업 등의 경력자 「모셔오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벤처기업들의 인력수급 차질문제는 이미 올해초부터 발생했던 현상이지만 최근 대두되고 있는 인력난은 연초와 같은 개발자 수요가 아니라 전문경영인에서부터 마케팅, 영업 실무자 등으로 점차 다양한 직종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현재 인력확보에 가장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야는 공개 운용체계(OS)인 리눅스 기반의 사업을 벌이고 있는 업체들. 지난해부터 국내에 리눅스가 급부상하면서 사세가 커진 리눅스업체들은 하드웨어·소프트웨어·솔루션 등의 사업확대를 추진하고 있는데다 대부분 2000년도에 코스닥시장 등록을 계획하고 있어 개발자뿐만 아니라 기업투자자홍보(IR) 등 각 분야의 전문가 확보가 시급한 실정이다.

 게다가 최근 리눅스 사업을 벌이기 위한 국내 신설법인이나 외국계 리눅스 전문업체 설립이 급증하고 있으며 기존 업체들도 리눅스 분야로 사업다각화를 적극 꾀하고 있어 각 사업을 담당할 전문경영인들의 수요도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리눅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리눅스 프로그램을 다루는 리눅스들이 국내에만 12만명 가량 있지만 대부분 대학생들이거나 이제 갓 입문한 초보자들이 많아 기업에서 추진하고 있는 실제 프로젝트에 투입하기 어렵다』며 『개발자들뿐만 아니라 마케팅, 재무회계 등 체계적인 기업형태를 갖추기 위해 필요한 인원들도 모자라 사업에 차질을 빚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개발부문의 경우 리눅스와 프로그램 체계가 비슷한 유닉스 전문가들도 스카우트 대상에 포함시키고 있으며 기타 분야에서는 언론계, 금융계, 대기업 경력자들도 채용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드웨어·일반 소프트웨어 및 인터넷 관련업계의 인력난도 심각한 수준이다. 98년과 99년에 설립된 전사적자원관리(ERP), 그룹웨어, 전자상거래(EC) 솔루션, 서버개발 업체들도 올해 사업계획을 수립했으나 각 분야의 사업을 담당할 인력이 턱없이 부족해 제품개발 및 영업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윤휘종기자 hjy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