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엄 새해 특집> 우리가 노리는 세계적 표준

 지금 세계는 표준화전쟁이 소리없이 진행되고 있으며 여기에서 뒤처진 나라나 기업은 영원히 기술후진국이 되거나 수입국으로 전락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95년 디지털 이동전화방식인 CDMA를 시작으로 세계 표준화시장에 본격 참여해 짧은 기간에도 불구하고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특히 멀티미디어 동영상 압축기술인 MPEG분야에 있어서는 선진국을 제치고 기술적 우위를 확보, 세계가 우리의 기술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지난해부터 일기 시작한 MP3플레이어 붐은 우리가 기술적 우위를 지니고 있는 MPEG 연관산업으로 그 어느 분야보다 「기술정상」에 도전해볼 만하다.

 또 CDMA 상용기술을 보유한 우리로서는 IMT2000에 대해서도 선도기술 확보가 가능하며 12인치 웨이퍼와 4.7GB급 기록장치, ADSL, ATM 등도 우리 노력여하에 따라 기술우위를 차지할 수 있는 분야들이다.

 MP3플레이어는 MPEG1에서 규정한 고음질 오디오 압축기술의 하나로 CD음반에 가까운 음질을 유지하면서 일반 CD를 50배로 압축해 많은 음악을 전송할 수 있는 차세대 오디오다.

 따라서 음반CD를 PC의 CD롬 드라이브에 넣고 수록곡들을 추출, 한번에 130∼150곡을 MP3기술로 압축시킨 후 PC통신을 통해 전송하면 이용자들은 많은 곡을 다운로딩할 수 있게 된다.

 98년 세계 최초의 휴대형 MP3플레이어를 새한정보시스템이 개발, MP3플레이어 표준화에 우리가 성큼 다가설 수 있게 됐다.

 MP3플레이어라는 새로운 오디오가 등장하자 세계 음반 및 소프트웨어업체는 99년 2월 온라인 음악업계 단체인 SDMI(Secure Digital Music Initiative)를 결성하고 차세대 디지털음악 포맷을 위한 준비에 착수하게 된다. SDMI에는 전세계 112개 회사가 가입해 있으며 우리나라는 삼성과 LG가 가입해 있다.

 99년 7월 SDMI는 휴대형 디지털음악 플레이어의 기본규격을 채택하게 되는데 이 규격은 휴대형 장치가 갖춰야 할 요구사항을 정의하고 있으나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IBM과 마이크로소프트사 등은 독자적으로 자체 규격을 가지고 시장동향을 주시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20여개 MP3플레이어 생산업체 기기간의 호환성 문제와 암호화기법의 표준화 실패에 따른 우려가 높아지고, 미국내 SDMI 활동이 본격화되면서 최근 들어 국내 표준제정의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전자부품연구원을 주관으로 국내 「디지털뮤직컨소시엄」이 결성돼 현재 25개 기기 및 암호화업체들이 참여, 3월까지 국내 표준안을 만들 계획이다.

 IMT2000은 오는 2003년 세계시장 규모가 510억달러에 이를 정도로 21세기 최대 유망분야로 떠오르고 있어 전세계 기업마다 초미의 관심을 갖고 시장을 노리고 있다.

 우리는 CDMA 관련 기반기술 및 인프라를 갖추고 있어 IMT2000의 동기식과 상호 연계가 가능해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를 확보한 상태로, 현재 활발히 산업계·학계·연구소가 공동으로 표준화작업에 피치를 올리고 있다.

 IMT2000 표준화에는 전자통신연구원과 전자부품연구원, 삼성·LG·대우 등이 참여하고 있다.

양봉영기자 byy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