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는 인터액티브 방송이 새로운 미디어 환경으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인터액티브 방송, 양방향TV, 대화형TV, 디지털 데이터 방송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지만 본질은 똑 같다. 그동안 시청자들에게 일방적으로 프로그램을 제공하던 방식에서 탈피해 시청자들이 직·간접적으로 프로그램 제작에 참여하고 다양한 형태의 수신장치 또는 세트톱박스 등 단말기를 통해 제작자와 의사 소통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인터액티브 방송은 지난 95년 미국 플로리다에서 타임 워너·실리콘 그래픽스·오라클 등이 공동으로 주문형 비디오 사업을 시작한 것이 계기가 돼 일반인들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이 프로젝트는 몇 가지 기술적인 장벽에 부딪쳐 중도 하차하고 말았지만 최소한 인터액티브TV의 원형을 보여 주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일로 평가되고 있다.
물론 아날로그 방송 시대에도 인터캐스트·비트 캐스트 등 TV의 주사선을 이용해 데이터를 전송하는 형태의 양방향 서비스가 있었으나 디지털 방송시대의 인터액티브 기능은 지금보다 훨씬 다양한 방식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인터액티브 방송에서 구현되는 서비스 목록을 열거하면 전자 우편·웹 브라우징·전자 상거래·뮤직 온 디맨드·사이버 증권투자·맞춤형 뉴스 서비스·전자 프로그램안내(EPG) 등으로 매우 다양하다.
인터액티브 방송은 디지털 방송이 확산되면서 방송의 일반적인 포맷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영국의 BBC·온 디지털, 프랑스의 카날 플러스 등이 디지털 위성방송 또는 지상파 디지털 방송을 송출하면서 EPG·전자 쇼핑 및 전자결제·온라인 게임·인터액티브 광고 등 다양한 형태의 인터액티브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우리나라도 디지털 방송 서비스 시대에 본격 진입하면 다양한 형태의 인터액티브 서비스가 도입될 전망이다.
현재의 아날로그 방송 시스템하에서도 MBC·KBS·SBS 등 지상파 방송사들이 폐쇄형 자막 서비스·인터넷 데이터 방송·FM부가서비스(DARC) 등 부가서비스를 시청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는 상황이다.
앞으로는 인터넷과 방송 프로그램의 결합이 보다 강력하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국내 지상파 방송사들이 방송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동일한 시간대에 시청자의 의견을 물어 보거나 온라인 투표를 실시하는 것도 초보적인 형태지만 인터넷과 TV가 자연스럽게 결합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앞으로 본격적인 양방향 서비스가 가능해지면 퀴즈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시청자들이 전화회선을 통해 방송국의 인터넷 서버에 접속, 정답을 보내고 정답자중 한 사람을 선정해 경품을 주는 일이 가능해진다. 또 시청자들이 드라마를 보면서 특정 탤런트의 이력을 검색하고 캐릭터 상품을 구매하는 일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현재도 이같은 형태의 인터액티브 방송이 구현되고 있으나 아직 일부 방송사들만 시험적으로 도입하고 있는 상황이다.
앞으로는 방송 프로그램을 인터넷과 연동하거나 양방향 개념을 염두에 두고 프로그램을 제작하지 않으면 시청자들로부터 외면당할 것이다.
인터넷에 몰두하고 있는 N세대를 TV매체로 끌어당기기 위해서도 방송사들은 인터넷과 TV의 결합을 통한 인터액티브 방송의 큰 흐름을 거역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장길수기자 ks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