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주식시장 기상도> 새천년에도 IT株 "순풍에 돛"

 올해 주식시장은 과거 어느 때보다도 「활황장세」에 대한 기대감으로 넘쳐나고 있다. 지난해 거래소시장은 종합주가지수 1000고지를 가볍게 넘어선데다 사상 최대의 코스닥시장 활황을 기록했는데 올해에도 지속적인 경기 및 주가 상승이 기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코스닥시장은 코스닥지수 사상최고치를 속속 경신하면서 시가총액 100조원대를 돌파, 명실상부한 거래소의 경쟁시장으로 부상해 거래소 독점시대의 종지부를 찍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여기에 오는 2월부터는 모든 비상장·미등록 주식을 사고팔 수 있는 「제3시장(장외)」이 개설될 예정이어서 올해는 주식시장 최고의 해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국내외 주요 증권사들도 올해 국내 주식시장의 수급여건이 어느 때보다 양호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우선 공급측면에서 20조원 가량의 상장기업 유상증자 물량이 대기하고 있고 기업공개 10조원, 국내외 전환사채 4조원, 공기업 민영화 및 정부보유주식 매각 9조원 등 43조원 가량의 공급물량과 수요 측면에서는 뮤추얼펀드 5조원, 주식형 비중 확대 32조원, 외국인자금 5조원, 연기금 2조원 등 모두 44조원대의 자금이 쏟아져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증시는 올해 1000에서 1500선을 오르내리는 박스권을 형성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그러나 현대·삼성·LG·대우·대신 등 주요 증권사들은 국내 증시의 경우 미국·일본 영국 등과 비교할 때 국민총생산(GDP) 대비 시가총액 비중이 여전히 낮은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20일 기준으로 미국 GDP에서 차지하는 시가총액 비중은 142.66%였으며 영국 174.72%, 일본 76.94% 등 비교적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이들 나라보다 훨씬 뒤진 66.19%선에 머물고 있다. 따라서 올해 우리나라의 GDP 성장률과 시가총액 비중 80%를 상정해 「일드갭(Yield Gap)」 이론에 의거, 산출한 올해 종합주가 평균지수는 1240선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최고의 활황장세를 경험한 코스닥시장도 올해 세계경제의 완만한 상승세에 편승, 안정적인 오름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정보통신·네트워크·인터넷 등 정보기술(IT)산업의 활황세에 힘입어 주가 또한 「차별화 장세」를 지속적으로 연출하며 350에서 400선 사이를 오르내리는 박스권을 형성할 것으로 예측된다.

 그러나 올해 주식시장은 정보통신·인터넷 등 성장주와 실적주를 중심으로 한 주가차별화 현상이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증시 관계자들은 국제통화기금(IMF) 이후 처음으로 거래소시장의 종합주가지수 1000고지를 재탈환하고 코스닥시장 활황세를 견인한 일등공신으로 정보통신·인터넷·반도체 등 IT 관련주를 꼽고 올해에도 이들 IT주가 주식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지난해에 이어 올해 들어서도 「인터넷주」가 증권가의 최대 화두로 부상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미 초고속망 사업을 비롯한 기간인프라의 구축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올랐고 각 기업 또한 전자상거래(EC)사업을 포함한 각종 인터넷사업을 최우선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멀티미디어 PC, 네트워크 인터넷 구축서비스, 인증서비스, 포털서비스, 물류산업(택배포함) 등이 인터넷 관련산업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올해 정보산업 최대 관심사로 떠오른 차세대 이동통신 서비스인 IMT2000사업을 포함한 「정보통신주」도 주식시장을 이끌 주도주로 꼽히고 있다. 오는 2002년 하반기부터 IMT2000서비스가 상용화될 예정이고 연말쯤 사업자 선정이 이뤄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은 정보통신부의 구체적인 사업계획이나 표준화 문제 등이 지연요소로 남아 있기는 하지만 사업권 획득향방에 따라 통신사업자, 장비제조업체, 단말기제조업체간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반도체 관련주」 또한 세계 인터넷산업의 폭발적 성장, PC 및 노트북 수요의 확대, 게임기시장 확대, 윈도2000 출시 등에 따른 반도체 수요 증대로 주요 테마군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이미 현대전자(23.5%)와 삼성전자(16.8%)가 세계 D램 시장을 석권하고 있고 올해에도 최고의 경쟁력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각종 반도체 장비를 포함한 메모리·비메모리 종목의 강세장이 펼쳐질 전망이다.

 이와 함께 통합방송법 출범에 따른 「통합방송법 관련주」도 올해 증시를 이끌 선도주로 지목받고 있다.

 통합방송법이 지난해 12월 국회 법사위를 통과함에 따라 위성방송사업자, 위성방송장비 생산업체, 디지털TV, 디지털방송장비 등 통합방송법 관련주의 부상이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 LCD)를 포함한 전자부품, 컴퓨터 및 주변기기, 시스템통합(SI) 등 IT 관련산업이 테마군을 형성하면서 주식시장의 관심 종목군으로 편입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편 증시 관계자들은 국내 경기의 흑자기조에 따른 외국인 자금의 유입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이에 따라 환율하락에 대한 부담감과 물가상승 압력이 증시활황의 장애물로 대두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박승정기자 sj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