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엄 새해 특집> 뉴 밀레니엄 뉴 리더

 새 천년이 시작되는 21세기에 국내 산업계를 이끌어갈 재목으로 꼽히는 「젊은 리더」는 과연 누구일까.

 인터넷혁명은 산업사회의 금과옥조로 여겨졌던 경제성이나 투입과 산출의 공식은 물론 이에 근거한 기업가치의 절대적 잣대였던 주식가격 척도마저도 파괴해나가고 있다.

 그 때문에 산업사회의 지도자급 인사들은 인터넷으로 야기되는 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혼돈의 늪에 빠져 점차 지도력을 잃어가고 있는 반면 변화에 민감하고 변혁을 주도하는 젊은 세대들은 재빨리 새로운 변화에 적응하고 새 질서를 창조해나가면서 경제 사회의 주도층으로 부상하고 있다.

 혁명기의 대중들은 소위 스타를 원하며 이들이 사회를 주도해나간다. 인터넷시대의 스타라면 단연 인터넷분야에서 성공의 신화를 이룩한 이들이다. 지난 99년 한해동안에만도 인터넷업계에는 수많은 인터넷 스타들이 탄생했다.

 그러나 지도자의 자질은 성공만이 전부가 아니다. 대중을 이끌어갈 수 있는 신망과 카리스마도 있어야 하고 새 시대에 걸맞은 비전도 지녀야 한다.

 이같은 지도자의 자질을 두루 갖춘 인물로는 정문술 미래산업 사장, 이민화 메디슨 사장, 안철수 안철수컴퓨터바이러스연구소장, 안영경 핸디소프트 사장, 조현정 비트컴퓨터 사장, 허진호 아이네트 사장, 이재웅 다음커뮤니케이션 사장, 이금룡 옥션 사장, 변대규 휴맥스 사장, 박흥호 나모인터랙티브 사장, 박규헌 이네트정보통신 사장, 박용규 마르시스 사장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정문술 미래산업 사장(62)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국내 벤처성공 신화는 정문술 사장에서 비롯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그의 비중과 영향력은 지대하다. 그는 미래산업을 국내 최고의 벤처기업으로 만들었을 뿐 아니라 벤처기업을 어떻게 경영해야 하는지 보여준 인물이다. 또한 벤처기업의 성공이 곧 사원들의 성공으로 이어진다는 생생한 전례를 남김으로써 수많은 젊은이들이 벤처사업에 뛰어들 수 있도록 자양분을 제공했다. 정문술 사장은 특히 미래산업의 성공에만 머무르지 않고 육순이 넘는 나이에도 젊은이에 못지않은 열정으로 라이코스코리아를 설립, 벤처기업가는 끊임없이 새로운 성공을 향해 도전해야 한다는 사실을 일깨워준 주인공이다. 그의 이같은 도전정신이 많은 사람들이 60대의 기성세대로는 유일하게 그를 차세대 젊은 리더로 꼽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민화 메디슨 사장(47)은 벤처계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한국과학기술원에서 전기 및 전자공학박사 학위를 받은 그는 85년 정부 과제로 개발한 초음파 영상진단기를 상품화하기 위해 동료 연구원과 함께 자본금 5000만원으로 메디슨을 설립하고 세계적인 업체로 키워낸 입지전적 인물이다.

 95년 12월에는 벤처기업협회를 설립, 초대회장을 맡았으며 98년 국내 최초로 인터넷 전용펀드 무한기술투자를 설립, 인터넷패밀리 구축에 나서고 있다.

 그는 인지도와 인기도에서 가장 앞서가고 있으며 영향력이 가장 큰 인물로 지목되고 있어 차세대 리더의 선두그룹에 서 있다.

 안철수 안철수바이러스연구소장(38)은 어떤 종류의 설문조사나 평가에서도 단연 두각을 나타내며 젊은 리더의 선두주자로 꼽히고 있다.

 안철수 소장은 컴퓨터바이러스용 백신소프트웨어(앤티바이러스) 분야에서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주력 소프트웨어인 「V3」는 이미 컴퓨터바이러스 퇴치용 백신의 대명사이자 국산 소프트웨어의 대명사로 통하고 있다.

 특히 그는 바이러스 백신개발을 통해 국가산업발전에 크게 공헌함으로써 지도자로서의 덕목을 지닌 것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동시에 친화력과 비전 등 모든 항목을 골고루 겸비하고 있다. 안철수 소장은 기존질서가 급격히 파괴되는 인터넷시대 혁명기에 새로운 도덕과 질서를 창조해나갈 인물로 기대되고 있다.

 안영경 핸디소프트 사장(46)은 IT산업 초창기부터 한글과컴퓨터 이찬진 사장과 함께 한국 소프트웨어산업을 이끌어온 양대 산맥으로 일컬어져왔다.

  90년대 초반 개념조차 생소한 그룹웨어 분야를 국내에 알린 장본인이기도 하다. 96년에 총 1억달러가 넘는 것으로 추산되는 일본 아마다그룹의 CALS프로젝트를 수주, 국내 소프트웨어업계 해외진출사에 이정표를 세웠다.

 10년 앞을 내다본 그의 선견지명은 인터넷시대를 맞아 활짝 꽃을 피우고 있다. 이찬진 사장이 한컴을 중도하차하는 비운을 겪은 데 반해 기의 기반은 날로 탄탄해지고 있어 인터넷시대를 이끌어갈 지도자 중의 한사람으로 손꼽히고 있다.

 조현정 비트컴퓨터 사장(43)은 인하대 전자공학과 재학시절 국내 대학생 벤처기업 1호격인 비트컴퓨터를 설립한 신화적인 존재다. 국내 최초로 보험청구 프로그램을 개발, 보급하면서 낙후돼 있던 의료정보산업 발전에 혁혁한 공을 세워 89년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에 한국의 3대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소개되기도 했다.

 메디슨 이민화 사장과 의료전산화의 양대 거두로 통하는 그는 벤처기업협회 이사, 대한의료정보학회 부회장, 한국지적재산관리재단 이사를 역임하는 등 대외활동이 매우 활발해 혁신성, 경영력, 리더십을 고루 갖추었다는 평을 듣고 있다.

 허진호 아이네트 사장(39)은 아이네트가 미국의 PSI사에 인수된 이후 아이네트를 PSI 자회사 중 가장 우수한 업체로 만드는 등 빼어난 경영능력과 국제감각을 두루 갖춘 인물로 인터넷분야에서 높은 지명도를 지니고 있다.

 삼보가 배출한 걸출한 스타 가운데 한사람으로 박사과정 때 과학기술처의 개발과제를 수행하던중 인터넷의 중요성을 인식, 94년 아이네트 설립과 함께 사장에 취임했다. 97년에는 아시아·태평양인터넷협회(APIA) 회장 및 한국인터넷협의회(KRIA) 부회장으로 선임되는 등 인터넷 전문가로서 국내외 널리 알려져 있다. 그는 최근 안정적인 아이네트 사장자리를 과감히 박차버리고 국내 인터넷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새로운 일을 하겠다고 선언, 또 한번 대중들로부터 찬탄과 존경을 자아내고 있다.

 이재웅 다음커뮤니케이션 사장(32)은 E메일 서비스인 한메일넷으로 다음을 국내 최대 토종 포털로 우뚝세우는 신화를 창조하면서 한국의 제리 양으로 불리고 있다.

 연세대 대학원 전산과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소(CNRS)에 유학한 그는 인터넷이 인간을 연결해주는 커뮤니케이션 도구가 돼야 한다는 비전을 실천하고 있다.

 우직한 덩치와는 달리 경영수완이 뛰어나고 좌중을 압도하는 카리스마와 인터넷을 통해 건설될 새 세상에 대한 비전과 철학을 누구보다 깊이있게 간직하고 있다는 평을 듣고 있다. 이재웅씨는 30대 초반의 젊은 나이로 벤처 2세대의 선두주자로 자리잡고 있으며 대형 포털인 한메일넷이 어떤 방향을 잡는가에 따라 국내 인터넷산업계의 풍향이 바뀔 정도로 큰 영향력도 지녔다.

 이금룡 옥션 사장(49)은 옥션을 인터넷 경매의 1위자리로 올려놓으며 전자상거래의 기수로 자타가 인정하고 있다. 삼성물산 출신으로 삼성 쇼핑몰사업을 출범시킨 장본인인 그는 대기업과 벤처 양쪽에서 모두 성공을 거두며 소위 삼성출신 젊은 벤처 사업가의 대부역할을 하며 적지않은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다. 특히 벤처캐피털 회사인 한국기술금융(KTB)의 사업에도 깊숙이 관여하며 유망 벤처발굴과 육성에 일조, 인터넷업계에서 영향력을 날로 확대해 나가고 있다.

 술을 마시지 않으면서도 특유의 유머와 위트로 높은 친화력을 자랑하는 그는 대기업에서 축적한 실물경제에 대한 노하우와 온라인 세계를 꿰뚫는 통찰력, 능숙한 경영수완으로 리더로서의 무게를 더해가고 있다.

 변대규 휴맥스 사장(40)은 고난과 역경을 뚫고 실력하나로 성공한 대표적인 인물로 꼽힌다. 벤처환경이 척박하던 시절, 건인이라는 벤처기업을 설립해 초창기부터 실력파로 주목받아온 그는 10여년 동안 기술개발에 매달려온 집념의 사나이다. 최근들어 유럽 디지털 위성방송수신기 시장을 휩쓸어 인기가도를 달리고 있는 그는 끈질긴 내면과 달리 온화하고 차분한 성품으로 주변으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디지털시대에 대한 예리한 통찰력을 인정받고 있는 변 사장은 대구 에인절클럽을 결성해 후배 벤처사업가들을 보살피는 등 차세대 리더로 손색없는 자질을 두루 갖추었다.

 박흥호 나모인터랙티브 사장(37)은 한글과컴퓨터 시절부터 이름을 날린 스타다. 그는 나모인터랙티브를 설립하자마자 홈페이지 제작 프로그램인 웹 에디터 분야를 단번에 평정해버렸다. 나모 웹에디터는 세계적으로도 드물게 마이크로소프트 프런트페이지, 매크로미디어 드림위버, 어도비의 골라이브 등을 물리치고 네티즌이 뽑은 지난해 최우수 프로그램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자유분방하기로 이름난 박 사장이지만 자율속에서 질서를 찾고 추진력을 발휘하는 독특한 지도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호인다운 모습과 자세를 잃지 않아 덕을 겸비한 차세대 리더로 주목받고 있다.

 박규헌 이네트정보통신 사장(39)은 데이콤 신사업전략팀에서 수년간 근무한 전자상거래 분야 베테랑이다. 인터파크를 개발하면서 쌓은 노하우를 갖고 지난 96년 솔루션 전문업체 이네트정보통신을 설립했다. 박 사장은 짧은 기간동안 이네트정보통신을 머천트솔루션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로 올려놓았으며 전자상거래 확산과 활성화를 위해 각종 단체나 모임에 빠지지 않고 참석하는 열정을 보여줘 주위로부터 찬사를 듣고 있다.

 박용규 마르시스 사장(36)은 전문가 집단에서만 알려져 있지만 장래가 매우 촉망되는 인재다. 서울대 전기공학박사 출신인 그는 대우전자 디지털연구소에 근무하면서 스탠퍼드 객원연구원으로 파견되기도 한 소위 디지털 전문가다. 박 사장은 국내에서 전인미답인 내장용 웹브라우저를 세계 수준으로 개발해 디지털TV와 웹TV 그리고 초고속 인터넷통신망업체들로부터 무서운 아이로 인정받고 있다.

 박 사장은 혼자힘으로 디지털연구소팀원들을 데리고 분사해 나올 만큼 직원들로부터 신망이 두텁고 두둑한 배짱도 지녀 장차 큰 일 낼 친구로 주목받고 있으며 이미 성공한 여러 지도자급 벤처 선배들이 아끼는 차세대 인물이다.

 이밖에 IMF사태로 부도를 겪는 아픔을 극복하고 컴퓨터업체에서 과감히 인터넷업체로 변신, 새로운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오봉환 가산전자 사장(41)과 국제감각을 지닌 멋쟁이 신사로 불리는 강태진 싱크프리코리아 사장(39)도 각각 1세대 및 3세대 젊은 리더로 꼽히고 있다.

유성호기자 sunghyoo@etnews.co.kr